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대량 팔자" 분위기 급랭

IT 부정적 전망·高유가 지속등 "악재에 민감"

종합주가지수가 30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등 증시가 다시 하락 추세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특히 최근 매수 기조를 이어오던 외국인이 이틀동안 2,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는 등 시장 분위기가 다시 차갑게 식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매수 기반이 워낙 취약하다 보니 외부 재료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바로 지수의 변동성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취약한 수급과 위축된 투자심리가 가장 큰 원인 = 이날 증시 폭락의 표면적인 이유는 ▦세계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정보기술(IT) 경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부각된 점 ▦세계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증산 폭이 시장의 예상치 보다 적어질 것이라는 실망감 ▦일부 외신을 통해 제기된 중국의 금리 인상설 등이었다. 그러나 이미 시장 내부적으로는 증시가 하락 추세쪽으로 방향을 틀었음을 보여주는 균열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최근 주식 시장은 매수주체, 상승 모멘텀, 주도주가 없는 3무(三無)장세가 지속되면서 외부 악재가 돌출하기만 하면 곧바로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 반면 주가가 오를 때는 가격 메리트에 의존한 기술적 반등에 그치는 등 하락의 폭은 깊고 반등의 폭은 적은 전형적인 약세장의 패턴을 반복적으로 나타냈다. 특히 최근 3거래일 연속 거래대금이 2조원을 밑도는 등 취약한 시장 에너지로 인해 조금만 주식을 파는 세력이 나타나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메가톤 급으로 나타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신동성 한국투자증권 종합자산전략팀장은 “유통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 줄만한 매수주체가 없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했다”며 “하반기 경기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취약한 증시 수급에 경기 및 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중국의 금리인상, 유가상승 등 대외변수를 만나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는 설명이다. ◇ 보수적인 시장 접근이 바람직 = 이날 증시가 다시 급락하자 전문가들은 일제히 ‘보수적인 시장 접근’을 권고했다. 시장의 상승 기조에 무게를 싣던 일부 긍정론자들도 신중론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전망은 OPEC의 증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유가가 쉽게 하락 안정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 반도체ㆍIT경기 중심의 수출 모멘텀에 의존해왔던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설 우려가 높다는 점 등 때문이다. 취약한 투자심리와 수급은 이날처럼 외국인의 현물시장에서의 매수세 위축에 따른 충격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개인과 기관들의 투기적인 선물시장 대응으로 현ㆍ선물 베이시스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등 취약한 증시 내부 구조도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팀 과장은 “시장의 방향성이 아래 쪽으로 꺾인 것 같다”며 “투자기간과 투자자금에 맞는 적절한 투자전략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장기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살 시점은 아니다”며 “다만 이번 달까지 하락하면 4개월 연속 하락하는 만큼 단기투자자의 경우는 기술적 반등을 노리고 우량주를 저가 분할 매수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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