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불황기엔 M&A를 활용하라

제갈 정 웅 <한국 M&A협회 회장>

제갈 정 웅 <한국 M&A협회 회장>

[시론] 불황기엔 M&A를 활용하라 제갈 정 웅 제갈 정 웅 인수합병(M&A)시장에서는 ‘기업도 상품이다’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이 말은 기업도 상품처럼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M&A라는 용어만 놓고 보면 M(Mergers)이나 A(Acquisitions)가 사는 쪽의 의미만 내포하고 있다. 파는 쪽의 입장을 말해주는 분리 매각(Divestitures)이란 의미는 빠져 있는 것이다. 물건을 사고팔려면 살 사람도 있어야 하고 팔 사람도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다른 상품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M&A시장에서도 거래가 뜸해진다. 일찍이 찰스 로버트 다윈은 ‘모든 생물체는 항상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생존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이 변화가 빠를 뿐 아니라 그 폭이 엄청나게 큰 시대에는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했던 때처럼 서서히, 그리고 점진적으로 변해서는 생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환경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므로 미래에 대한 예측이 어렵고 또 예측 자체가 들어맞지도 않을 때에는 미래를 예측하기보다 스스로의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왜냐하면 환경은 주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인간상호간이나 조직상호간의 작용에 의해 창조된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활동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하에서 호황ㆍ불황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는 자동조절 메커니즘으로서 작동해왔다. 자본주의가 세상에 등장한 이래로 계속 작동된 이 시스템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기능하고 있다. 자연은 매월 하늘의 달이 차고 기움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이 매일매일 변한다는 것을 알려주지만 우리가 우둔하여 보름달이 뜨면 계속 밤이 밝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믐달이나 초승달이 뜨면 밤이 계속 어두울 것으로 생각해 좋아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기업경영에 있어서도 호황일 때는 경기가 계속 좋을 것으로, 불황일 때는 경기가 계속 나쁠 것으로 지레짐작한다. 기업이 불황기를 맞아 인력을 축소하거나 비용을 삭감하고 투자를 줄이는 일은 대증요법적 처방이고 원인요법적 처방은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핵심역량의 강화를 위해 필요한 외부자원을 싸게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다름아닌 불황기다. 호황기에는 M&A시장에 나올 수 없는 좋은 물건들이 불황기에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또 호황기에 필요 이상으로 다각화했던 기업은 불황기를 맞아 자사의 핵심역량과 관계없는 사업을 매각하고 경영자원을 집중화함으로써 체질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의 작은 회사였던 일렉트로룩스의 성장 과정은 끊임없는 M&A 과정이었다. 이 기업은 자사의 핵심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업들을 계속적으로 연구ㆍ검토했다가 불황기에 경영 어려움을 겪으며 누군가 사주기를 바랄 때 인수하는 방법으로 프리미엄 없이 필요한 외부자원을 획득했다. 일렉트로룩스는 세계 가전제품시장의 마켓 셰어 1위를 달성하기까지 단 한번도 프리미엄을 주고 기업을 인수한 일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탈리아의 자누시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후 통합(PMI)을 이룬 일은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불황기를 맞아 핵심역량과 관계없는 사업 부문을 분리 매각한 사례로는 대상이 리신사업 부문을 분리 매각한 경우다. 대상은 많은 수익을 내며 높은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리신사업 부문을 분리 매각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핵심역량을 강화했다. 이와 같이 불황기에는 인력이나 비용을 줄이는 임시방편보다는 장기적이고 큰 안목의 M&A전략을 채택해보기를 권한다. 입력시간 : 2004-11-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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