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잇단 대형사건·불상사에 폭풍전야 분위기<br>기업들 안전교육 강화등 집안챙기기 분주<br>현대차 본사 압수수색·코오롱회장 자택 검거<br>롯데월드 사고로 얼룩·반도체社 임원 징역형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재계가 수면위로 다시 쏟아지는 악재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삼성의 8,000억원 사회헌납, 구조본 축소ㆍ개편 등으로 누그러들 것 같던 반기업정서의 칼날이 현대차의 로비자금 수사로 반전되며 다시 재계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노동계 또한 비정규직 문제로 강하게 압박하며 재계가 ‘수난의 봄’을 맞고 있다. 27일 재계는 검찰이 금융권 마당발로 알려진 김재록씨를 외환위기 이후 M&A(인수합병) 및 은행대출 알선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하데 이어 현대ㆍ기아차 그룹을 압수수색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배경과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환율ㆍ유가 등 대외여건 불안에도 2006년을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삼았던 상당수 대기업들은 이번 사태가 ‘게이트’로 비화되며 또 다시 기업들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금산법, 출총제 등 산적한 현안을 감당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또 다시 비경제적인 요인으로 기업경영활동에 장애가 생긴다면 ‘자본의 파업’이 현실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계는 일단 현대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어떤식으로 진행되던지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언론보도 외에 내용을 파악 할 수 가 없어 현재로선 뭐라 말할 수가 없다”며 “다만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된다면 현대차 입장에서는 부도덕성이 부각되며 노사관계나 주주들에게 곤란한 입장이 될 것이고 전체 경제계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자칫 현대차그룹에 대한 수사가 오너 일가로 확대될 경우에는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행사건 수사와 맞물려 국내 양대 그룹 경영진이 동시에 수사를 받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 한 임원은 “기업 경영진 입장에서 최고경영진이 수사를 받는 다는 것만큼 불안한 것은 없다”며 “해외거래처나 외국인주주들이 볼때도 최고 경영진에 대한 수사는 기업의 신뢰와도 연관 지을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노동계의 강도 높은 투쟁도 재계의 봄을 늦추고 있다. 이 날 코오롱 노조원 30명은 정리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그룹 회장 자택에 불법 난입, 농성을 하다가 경찰에 연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회장 자택의 경비원이 크게 다치고 노조위원장이 자해를 하는 등 3시간 동안 벌어진 이번 사태는 비정규직 문제가 이슈인 올 노동계 춘투(春鬪)의 강도를 예고했다. 재계에서는 민주노총이 4월3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GM대우 창원공장의 노사분규, 화물연대의 총파업 등으로 이어지는 봄이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비자금 조성 등 게이트로 번지며 노동계의 춘투로 이어질 경우 재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며 “해가 바뀌고 봄은 왔지만 봄이 왔는지 알 수 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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