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산은 2012년까지 완전 민영화] 추진 일정과 의미

몸값 30兆~40兆…제2 금융빅뱅 시동<br>국민·신한지주보다 50%이상 높아…인수땐 국내 1위<br>3단계 걸쳐 추진 "연기금·산업자본등 적극 참여 유도"<br>빠듯한 매각 일정·투자銀 능력 한계등 문제점 지적도


정부가 기업분할 후 매각하기로 한 산업은행 지주회사는 지난 2007년 말 기준 자산규모 120조원이며 대우증권ㆍ산은자산운용 등 금융기관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는 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따라서 산은의 시장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 IB로의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30조~4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은행 순위 1, 2위인 국민은행과 신한지주의 시가총액 21조5,610억원, 20조3,250억원에 비해서도 최소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정부가 산은 가치를 높이기 위해 우리은행 등 국책은행을 합병할 경우에는 산은 인수 자체만으로도 국내 제1의 은행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3단계로 나눠 지분 매각=산은 매각은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1단계로 산은을 금융 자회사를 거느린 산은 지주회사와 하이닉스 등 매각예정 기업, 한전 등 공기업 지분 일부를 넘겨 만든 한국개발펀드(KDF)로 분할한다. 산은은 현재 하이닉스 등 구조조정 기업 외에 한전ㆍ도로공사 등 장부가 기준 15조원의 공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공기업 주식 보유 외에도 여기서 연간 5,0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민영화 대상이 아닌 한전 등 공기업 지분을 KDF로 이관하는 게 산은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정부는 산은 자산 중 20조원을 KDF로 넘긴다. 세부적으로는 감자를 통해 조성될 자본금 5조원과 15조원의 부채다. 또 기업을 분할하면 산은이 보유한 공기업 지분을 현금으로 사고팔지 않고 장부정리를 통해 이전이 가능한 것도 한몫을 차지했다. 분할을 통해 몸집을 줄인 후 2단계로 49% 지분을 KDF에 현물출자한다. KDF는 현물출자된 49%의 지분을 오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에 걸쳐 팔게 된다. 마지막 3단계로 나머지 51%의 지분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매각한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매각은 자본 국적에 상관없이 동등한 기회가 부여된다”며 “단 토종자본 인수를 위해 금산분리 완화도 이에 맞춰 우리 연기금ㆍ산업자본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산은 인수합병(M&A) 매각가치는 어느 정도 될까=분할매각 후 시장에 나올 산은 지주회사는 대우증권ㆍ산은자산운용ㆍ산은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둔다. 이들 3개 자회사 자산규모와 KDF로 이관되는 것 등을 감안해볼 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새로 만들어질 산은 지주회사 자산규모는 120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자본금 역시 18조원에서 5조원이 KDF로 넘어가 13조원가량이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장부가 기준으로 하면 산은 지주회사 자본금은 13조원가량으로 매각가치가 그리 높지 않다”며 “하지만 장부가 기준이 아닌 기업대출 허용,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총 매각액은 시장가치로 환산하면 30조~40조원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은 “인수위 안은 산은을 먼저 팔고, 그 자금으로 KDF를 설립하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최종 안은 기업 분할을 통해 산은을 제대로 된 투자은행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가 MB 임기 내 매각이라는 시한 설정으로 자칫하면 조급하게 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산은 지주회사가 글로벌 IB로 짧은 시일 안에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일부에서는 IB로서의 산은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여러 지적도 있고 정부도 제값을 받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해나갈 계획”이라며 “한가지 확실한 것은 산은 민영화가 제2의 금융 빅뱅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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