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산망 98년같은 혼란은 없을것"

"전산망 98년같은 혼란은 없을것"은행이 총파업에 돌입하더라도 과연 전산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금융당국과 각 은행들은 「비상대책」을 수립해놓았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전산실무부서에서 대기 중인 간부들은 『상황가정이 어렵다. 다만 최선을 다할 뿐이다』는 유보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상황가정」이란 노조원들이 어떤 「액션」을 취하느냐에 대한 전제를 의미한다. 원론적으로 보자면 은행의 전산부서 실무자들은 단체협약에 의해 파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실제로 전산담당자들이 파업에 불참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업무에 영향을 줄 정도의 인력이 빠져나간다면 그때부터는 그들이 어떻게 행동을 취하느냐가 전산시스템 가동에 절대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전산담당 직원들의 파업참여 의지가 결정적인 변수로 남아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서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파업일에 접근할수록 불참은행들이 늘어나는데다 여론도 나빠지고 있어 전문직이 많은 전산부서의 속성상 극렬 참여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노조측 역시 전산시스템을 마비시켜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가는 것은 원치 않는 분위기다. ◇98년 상황 재연되지는 않을 듯=예를 들어 파업에 참여하는 전산담당 직원들이 악의적으로 전산 프로그램의 패스워드를 바꿔버린 채 잠적하는 일이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이다. 98년 6월 5개 은행의 퇴출이 결정되고 P&A방식의 흡수통합이 진행될 때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 몇몇 은행 전산부서 직원들이 계정처리 프로그램의 패스워드를 바꿔버려 심각한 지장이 초래됐다. 만약 이번에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아무리 만반의 대책을 세워놓았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해결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은행영업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금융당국이나 은행측은 전산부서 실무자들이 그 정도의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98년과는 달리 당장 전산부서 직원들의 퇴출 여부가 걸려 있는 상황은 아니며 파업대열 이탈 은행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노조측도 파업돌입시 전산시스템이 마비되지 않도록 「패스워드」와 「키」를 넘겨주겠다는 공식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현업부서 협조 여부도 관건=전산시스템은 단순히 전산 관련 부서에만 달려 있는 게 아니다. 일례로 환전을 하러 은행창구에 오면 전산시스템으로 자동처리되지만 그 전에 외화자금 관련 부서에서 정확하게 국별 환율을 시스템에 입력해야만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해진다. 또 신탁사업본부에서 펀드별 기준가를 정확히 입력해야만 전산시스템이 신탁통장 입출금을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전산시스템은 관련업무 부서의 협조가 있어야만 제대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파업동조 부서의 고의적인 오류가 전산시스템 정상 가동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극단적인 가정이다. 후선 부서들의 경우 간부들이 대체인력으로 활용되기 용이한데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본부부서의 파업불참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입력시간 2000/07/10 18:02 ◀ 이전화면

관련기사



성화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