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5월 8일] <1691> 차티스트운동


'21세 이상 남성의 보통선거권 인정, 인구비례에 따른 평등한 선거구 설정, 비밀투표 보장, 매년 선거 실시, 의원의 보수 지급, 의원 출마자의 재산자격 제한 폐지.' 영국 노동자들이 1838년 5월8일자로 작성한 '인민헌장(People's Charter)'의 6개 요구사항이다. 인민헌장이 나온 뒤부터 참정권 운동은 '차티즘(Chartism)' 또는 '차티스트 운동(Chartist Movement)'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차티스트 운동은 세계 최초의 노동자 계급에 의한 합법적인 정치운동. 선거제도 개편을 타깃으로 삼았으나 경제적 불만도 깔려 있었다. 1834년 마련된 새로운 빈민법을 개악으로 여기던 차에 철도 투기의 후유증으로 1837년 말 발생한 불황으로 실업이 치솟고 불만도 높아졌다. 영국 전체 인구 1,600만명 중 유권자가 11만명 남짓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1차 선거법 개정시(1832년) 참정권 확대를 기대했으나 좌절 당하자 전국을 돌며 인민헌장에 대한 지지 서명을 받았다. 1839년 제출된 1차 청원에 서명한 인원이 128만명. 유권자보다 10배가 많은 인원의 서명에도 영국 정부는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다 많은 노동자들이 서명한 2차 청원(1842년ㆍ325만명)과 3차 청원(1848년ㆍ570만명) 결과도 마찬가지. 세 차례 청원은 실패했지만 영국사에 수많은 흔적을 남겼다. 인민헌장의 6개 요구사항은 '매년 선거'를 제외하고는 20세기 초부터 현실로 나타났다. 차티스트 운동은 참정권 확대뿐 아니라 토지개혁과 인지세 폐지, 금주운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영국 사회를 변화시켰다. 영국 집권당인 노동당의 뿌리도 차티스트 운동에 있다. 차티즘은 실패한 노동운동이 아니라 영국을 바라볼 수 있는 프리즘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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