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당론으로 정한 세종시안을 이제와 수정한다는 것은 국민과의 신뢰를 어기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원칙론의 문제로 보고 있지만 사실상 6 · 2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의 이 같은 선택이 정국을 가르는 승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여권에서는 현재로서는 박 전대표가 세종시 원안 고수 입장에서 급격하게 방향을 틀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친박 중진인 6선의 홍사덕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세종시 원안 고수 입장에 대해 "변하지 않는다"며 "타협을 한다면 우리가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충청도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박 전 대표의 언급을 감안할 때 충청 지역 여론이 변하지 않는 한 박 전 대표가 입장을 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충청권 여론이 돌아선다면 그 뜻에 따르는 것이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변화의 여지는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생각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친박계의 입장도 변화하기는 힘들다"고 못 박았다.
일각에서는 박 전대표의 이 같은 원안 고수 행보가 향후 정국 주도권을 겨냥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원안 고수 입장을 견지하면서 6 · 2 지방선거에서 친박계의 지분을 유지하는 성과를 거둔다면 당 내 확실한 주도권을 차지할 수 있고 차기 대권에서도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대로 원안 고수를 통해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되면 향후 정국 주도권 장악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명분만 앞세워 결국 한나라당 내분의 원인을 제공하고 한나라당의 주도권을 약화시켰다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친박계 내부 이탈 조짐이 일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