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企 2세 경영인 5人의 '새로운 실험'

"회사 설립해 우리 손으로 일구자" 의기투합<br>지하철 개폐기 광고업체 '애드패스' 창업<br>지분 20%씩 대고 대표는 2년간 순번제로

공동 창업으로 벤처기업을 일으킨 2세 경영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성훈(왼쪽부터) 무림교역 대표, 유환준 거한피엔에프 대표, 이정우 현광전자통신 대표, 이준호 보성열처리 대표. /사진제공=애드패스

"오너가 5명이니 '배가 산으로 가지 않을까'우려하는 시각도 있죠. 하지만 직접 우리 손으로 키우는 벤처회사라는 생각만으로도 신바람이 납니다." 수도권에 둥지를 틀고 있는 중소기업 2세 경영인들 5명이 한마음으로 뭉쳐 새 벤처기업을 일으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들이 창업한 회사는 지하철 개폐기 광고업체인 '애드패스'로 아직 5개월에 불과한 새내기 벤처기업이다. 이들은 금속열처리부터 인쇄출판, 통신장비, 생활용품, 야외화장실 제도 등 각자의 분야는 제각각이지만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구성된 젊은 패기 하나만으로 '겁 없이' 똘똘 뭉쳤다. 애드패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형호 진흥문화 대표는 "다들 부모로부터 사업체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처음'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직접 회사를 설립해 우리 손으로 일궈나가 보자는 도전정신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애드패스"라고 설명했다. 신세대 경영인들이 뭉친 만큼 신생 벤처회사도 야무지게 운영되고 있다. '공동투자ㆍ공동경영' 원칙에 따라 5개 업체가 지분을 정확히 나눠가지고 있는 형태이며 애드패스 대표직도 2년에 한번씩 순번제로 돌아가며 맡게 된다. 현재 애드패스 대표인 박 대표 이외에 5명 중에서도 제일 깐깐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정우 현광전자통신 대표가 감사 겸 총무를, 그 밖에 대표들은 영업을 총괄하는 등 업무 분담이 명확하다. 초기 사업안정화에 소요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규사업 창업보다는 M&A식으로 사업을 승계한 것도 애드패스의 차별점이다. 애드패스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노바콤은 서울지하철 1~4호선 95개 역사에, 1,900여개의 광고용 개폐기를 설치 및 운영하고 있던 업체였다. 하지만 영업력의 한계와 함께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경영난에 허덕이던 와중에 5명의 2세 경영인들이 이를 인수를 하게 됐다. 이에 대해 유환준 거한피앤에프 대표는 "지하철 광고 개폐기 사업은 관련 제품이 이미 지하철 역사에 모두 설치가 돼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초기 투자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전세계에서는 유일하게 '손으로 만지는 광고'라는 콘셉트만큼 제품 경쟁력에 대한 확신도 강하다. 이성훈 무림교역 대표는 "지하철 개폐기 광고는 탑승객들이 역사를 드나들 때마다 좋든 싫든 손으로 접촉해야 하는 만큼 광고 효과도 뛰어나다"며 "사업이 안정되는 3년 뒤에는 연매출 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특히 3년 뒤 사업성과를 바탕으로 도시철도가 잘 구축돼있는 부산지역 진출 및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해보겠다는 계획이다. 2세 경영인들의 '발칙한 도전'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차세대 경영인 클럽'이 있었다. 중진공은 지난 2005년 인천지역 2세 경영인들의 모임 결성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국 13개 지역에서 570여명이 활동하는 16개 차세대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애드패스의 2세 경영인들 역시 서울 동남부지부 차세대 경영인 클럽에 모여 2세 경영인으로서의 고충과 애환을 허물없이 털어놓으며 친분을 쌓아온 사이다. 이준후 보성열처리 대표는 "대기업의 2ㆍ3세 경영진들은 탄탄한 미래가 보장돼있지만 중소기업 2세 경영인들은 그 동안 쌓아 올린 것을 필사적으로 수성해야 하는 만큼 심리적인 부담감이 크고 그만큼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 2세 경영인들은 스스로를 '생계형 CEO'에 가깝다고 평한다. 실제 유 대표는 현재도 석달에 한번씩 구두 밑창이 다 닳아 없어질 정도로 현장을 누비며 영업을 다닌다. 박 대표는 초기에 아버지 회사에서 스쿠터를 몰고 배달일을 하던 경험 때문에 현재도 자동차 대신 스쿠터를 몰고 다니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한다. 이정우 대표는 "그 누구보다 사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애드패스의 성공을 통해 2세 경영인들을 위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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