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해외 전문가 특별 인터뷰] <3·끝> 찰스 암스트롱 美컬럼비아대교수

"北변화,' 햇볕'보다 美 포용책이 효과적"<br>대북지원책 통한 돌파구 기대는 금물<br>美차기정부도 대북 협상기조 유지<br>여론 수용해야 MB정부 지지 회복<br>오바마, FTA재협상요구 가능성 커


[해외 전문가 특별 인터뷰] 찰스 암스트롱 美컬럼비아대교수 "北변화,' 햇볕'보다 美 포용책이 효과적"대북지원책 통한 돌파구 기대는 금물美차기정부도 대북 협상기조 유지여론 수용해야 MB정부 지지 회복오바마, FTA재협상요구 가능성 커 뉴욕=권구찬특파원 chans@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북한 정권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일도 없지만, 한국도 과거 햇볕정책과 같은 대북 포용책으로 남북관계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찰스 암스트롱(46) 컬럼비아대 한국학연구소장(역사학)은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대북 강경론은 오래 갈 수 없다”면서도 “대북지원 효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대북지원은 장기적으로 북한을 개방의 길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의 개방과 개혁은 한국이 아닌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의 포용정책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내 신보수의주의자(네오콘)의 영향력은 약화되고 있다”며 “오는 11월 대선 이후 미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대북협상론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컬럼비아대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이명박 정부의 지지도가 하락한 원인은 무엇이고, 리더십 회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새 정부는 여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은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다. 현대건설을 경영하듯 나라를 이끌 수 없는 노릇이다. 대통령은 국민적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개각만 해도 그렇다. 한국인들은 대폭적인 개각을 원했지만 이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새 정부가 국민의 존경을 받고 지지도를 회복하려면 여론을 좀 더 충실히 따라야 한다. 취임 초부터 정부가 흔들리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앞으로 4년 이상 임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국민의 요구가 뭔지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금강산 총격사건을 인지하고도 북한과의 대화를 제의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 대통령은 대선기간에 대북 강경노선을 피력했다. 그러나 대북 강경책은 북한으로부터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새 정부의 강경책은 현실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유지할 수 없다고 본다. 부시 행정부가 좀 더 활발한 대화 노선으로 가고 북미 간 대화가 진전되고 있는데도 한국이 이와 동떨어져 있는 것은 좋지 못하다. 정책변화는 시기가 중요한데 이 대통령의 유화적 자세 표명은 때를 잘못 택한 것 같다. -북한의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는 시각이 있는데요. ▦정치적 논란을 야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건을 일으킨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비극적 사건이지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놀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금강산 관광지 일대는 군사적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관광객들은 제한된 지역을 벗어나면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북한이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의도적으로 도발했다는 견해에는 회의적입니다. -한국의 보수세력은 대북지원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대북 경제지원을 중단한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개선되나. 그렇지 않다. 지원을 끊는다고 북한 정권이 붕괴되지도 않는다. 북한 사람들만 기아에 허덕일 뿐이다. 북한 정권이 한국의 지원으로 유지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대북지원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한다. 대북투자는 북한체제를 개방의 길로 나아가게 한다. 이것이 최선이다. 단기적으로는 대북지원이 북한의 정치환경을 변화시키기 어렵겠지만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것이다. -과거 정부의 햇볕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본다. 다만 한국인들은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북한 정권이 갑자기 붕괴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편에서는 햇볕정책이 북한을 아주 빠르게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북한의 변화는 한국의 햇볕정책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다른 나라의 포용정책에서 비롯될 것이다. 북한에는 아주 천천히, 그러나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시장경제가 일부 나타났고 개인기업이 등장했다. -만약 북한 정권이 돌연 붕괴되면 중국이 북한을 점령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북한이 동요하면 인접국인 중국이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분석이 있지만 대체로 국제적 기구가 개입하고 치안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 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한반도에 비핵화가 실현되면 남북관계가 통일에 준하는 일대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북미 간 관계 정상화가 우선이다. 그러면 현재의 휴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될 것이다.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에야 남북의 장래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대통령 임기 내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당장은 아니지만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남북정상회담은 북한보다 한국의 정세를 먼저 지켜봐야 하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삭제 추진이 너무 성급하다는 시각이 있는데요. ▦미국내 대북 강경론자들은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검증할 때까지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현재 그들의 영향력을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대화를 통한 협상 진전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네오콘의 견해가 채택돼 대북 정책의 방향을 중대하게 변화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 핵 프로그램 검증이 불확실하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테러지원국 해제는 간단한 절차를 거쳐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사실 테러지원국 삭제 문제는 북한의 시리아 핵개발 지원이나 핵 프로그램과는 무관하다. 북한은 지난 1987년 대한항공 피격사건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부시 행정부가 이미 해제절차에 착수했기 때문에 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테러지원국 해제는 단순한 행정절차인 반면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금수조치 해제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는지. ▦북한은 북미 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전까지는 기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여전히 미국으로부터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다. 북미 관계는 매우 적대적이다. 북한은 안보위협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소량의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려 들 것이다. 그러나 6자회담 참가국 중 어느 나라도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므로 북한이 인도ㆍ파키스탄과 같은 핵보유국 지위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은 협상 중 종종 벼랑 끝 전술을 동원해왔는데 재발 가능성은 있는지. ▦북한은 아주 불리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왔다. 북한은 협상이 교착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했다. 과거와 같은 도발적 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매우 중대한 모멘텀에 이르는 시기이므로 과거처럼 협상 상대국을 위협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내년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뒤의 북미관계를 전망한다면. ▦누가 당선되느냐 따라 정책은 다소 달라질 것이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집권하면 대북 강경노선을 채택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해법의 틀을 뒤집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의회는 앞으로도 민주당이 계속 장악할 것이다. 이는 차기 정부를 대북 강경정책보다 협상 쪽으로 움직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는 한미 FTA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이를 요구할 것인지.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많다. 오바마 의원은 매우 실용적인 정치인이다. 그가 한미 FTA 협상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관건이다. 오바마는 집권할 경우 한미 FTA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할지 따져보고 그 평가대로 정책을 취할 것이다. 다만 민주당 의원 전체가 반대하지는 않는 만큼 한미 FTA가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된다는 점을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의회 비준이 가능하다. '韓流'에도 관심 높은 지한파 美역사학자 ■암스트롱 교수는 한국 현대사와 동북아 문제에 정통한 미국의 지한파 역사학자.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워싱턴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달리 미국의 대북정책이 대화를 통한 온건노선을 걸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미군이 한국전쟁 중에 노획한 자료를 토대로 북한 정권의 탄생과정을 그린 저서 '북한의 혁명'은 기존의 냉전적 시각에서 벗어나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한 명서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한류(Korean Wave)'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 올해 초 뉴욕 소재 한국문화원이 발간한 '한류'의 서문을 쓰기도 했다. ▦1962년 대구 ▦1984년 예일대(중국학) 졸업 ▦1988년 런던정경대 국제관계학석사 ▦1994년 시카고대 역사학박사 ▦1996년 컬럼비아대 교수 ▦2001년~ 컬럼비아대 한국학연구소장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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