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플레압력 아직까지 미미" 온건처방

美 금리 0.25%P 인상앨런 그린스펀은 역시 점진주의자(GRADUALIST)였다. 거품우려가 일고 있는 금융시장에 강한 경고는 서슴치 않으면서도 막상 행동은 점진적으로 택하는 그린스펀의 전형적인 스타일이 2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다시 나타났다. 107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사상 최장의 미국 경기호황, 지난해 4·4분기의 5.8% 성장 등을 감안할 때 FOMC가 금리를 0.5%포인트이상 올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그린스펀은 0.25%포인트만 올리면서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길을 택했다. 미 금융당국은 장기 호황 및 낮은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안정이라는 서로 방향이 엇갈리는 지표를 감안, 0.25%포인트 인상이라는 온건한 처방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 호황으로 실업률이 30년만에 최저수준인 4.1%를 기록하고 있어 조만간 임금 상승과 이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현재화될 것으로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소비자물가(식품 및 에너지 제외)가 지난 65년의 1.5%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9% 상승에 그쳤다는 점에서 아직까진 인플레 압력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FRB는 이날 성명에서 『수요압력이 오래 지속되면 잠재적 공급능력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며 『조만간 인플레 압력을 불러올 요인들을 감안해 향후 금리정책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금융계는 이 성명을 상반기내에 금리를 다시 올리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금리인상으로 은행간 하루짜리 콜거래자금인 연방기금(FF)의 목표금리는 지난 95년12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5.75%로 올랐다. 또 BOA, 뱅크원, 퍼스트유니온은행 등 대형은행들은 FOMC의 결정에 맞춰 3일부터 프라임레이트(우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뉴욕증시에서는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 및 이에 따른 영향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였다. 오후 2시15분(현지시간) 당초 예상대로 금리인상폭이 0.25%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40포인트정도 오르고 있던 다우존스지수는 순식간에 70포인트대로 상승폭이 커지다가 곧바로 추가 인상에 대한 우려로 블루칩들이 떨어지면서 결국 37.85포인트(0.3%)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특히 상반기내에 최소한 두세차례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금리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형 금융기관들과 블루칩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반면 금리 인상과 무관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첨단 기술주들이 다시 각광을 받았다. 이같은 투자패턴에 힘입어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포인트(0.5%)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라는 불확실한 재료때문에 당분간 금리 인상의 영향을 덜 받는 첨단기술주쪽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뉴욕=이세정특파원BOB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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