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 제약사 카피약 쏟아진다

외국계 신약 내년부터 줄줄이 특허 만료…일부 업체는 이미 개발 끝내고 출시 기다려


외국계 오리지널 신약의 카피약(제네릭) 생산에 의존하는 국내 제약산업에 오는 2007년부터 거대한 ‘선물 보따리’가 풀린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외국계 제약사들의 의약품 물질특허가 내년을 기점으로 만료돼 봇물 터지듯 ‘무장해제’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만료되는 물질특허 정보를 이용한 국내 제약사들의 제네릭 제품이 내년 이후 본격 출시돼 국내 제네릭 시장이 큰 활력을 띨 전망이다. 6일 특허청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20년 기한의 국내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외국인 특허건수는 2007년 24건을 시작으로 2008년 55건, 2009년 61건, 2010년 193건 등 매년 급격히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급증 현상은 물질특허의 존속기간이 20년인데다 2007년은 정부가 물질특허제도를 도입한 지 20년째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2~2006년까지 지난 5년간 특허권 포기 등을 이유로 만료된 물질특허 건수는 5건에 불과했다. 그만큼 업계가 당장 내년에 체감하게 될 특허 만료 24건의 수치적 의미는 상당하다. 국내 제약사들은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는 신약 개발보다 적은 금액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국적 제약사 신약의 제네릭 개발에 주력, 그간 잦은 특허권 분쟁을 일으켜왔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국내 제약사들은 내년부터 만료되는 물질특허와 관련한 제네릭 제품을 이미 발빠르게 만들어놓고, 특허 만료기간이 도래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기 CJ 법무팀 차장은 “규모가 큰 제약사는 해당 제네릭 제품을 개발 중이거나 이미 개발해 허가를 받아놓고 있다”며 “이에 따라 2007년을 시작으로 국내 제네릭 시장의 규모도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허청에도 물질특허 만료 관련 정보에 접근하기 위한 국내 제약업체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김용 특허청 유기화학심사팀 사무관은 “내년부터 물질특허가 대거 만료된다는 사실을 안 제약업체들의 전화ㆍ방문 상담 건수가 불과 며칠 새 20건 이상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계 제약사의 물질특허가 대거 만료되면서 오히려 국내 업체들간 지나친 과열경쟁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유명 제약업체의 한 관계자는 “제네릭 제품은 물질특허가 끝나기 전 오리지널 제품과 경쟁할 때 수익이 가장 높다”며 “이미 만료된 시점에서는 동일 성분의 수많은 제네릭이 경쟁적으로 출시돼 시장이 급격히 ‘레드오션’으로 바뀔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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