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신용경색 '악화일로'

각국 중앙銀 대규모 유동성 공급 확대 불구<br>시중銀들 주택시장 침체등 타격에 대출 꺼려<br>자금 국채로 몰리고 기업 신용도 계속 추락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다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동성을 확대 공급하고 있지만 자금시장은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크게 데인 은행들이 주머니를 풀지 않으면서 미국과 유럽의 은행 간 단기자금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채 시장에서부터 모기지 금리, 기업대출 금리까지 모든 시중금리에 대한 상승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FRB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금리인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금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FRB는 금리인하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기간입찰대출(TAF)을 통해 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FRB가 10일과 오는 24일 예정된 단기자금대출 시스템(TAF)을 통해 28일 만기대출 공급 규모를 3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각각 200억달러씩 증액하기로 한 것이 최근의 노력이다. 또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 규모도 새로 1,000억달러를 책정했다. FRB는 “이번 시장자금 투입은 은행 등 금융기관들의 융자대출 경색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더 확대된 규모의 자금을 방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국 중앙은행(BOE)도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내렸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장기 자금 공급에 나설 태세다. 그러나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경색 등에 타격을 받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면서 유동성 위기는 가실 줄 모르고 있다. 7일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전일보다 오히려 0.051%포인트 낮아진 3.534%를 기록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자금들이 시중에 남아 있지 않고 안전한 국채로 몰리면서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수익률은 떨어지고 있다. 다만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날 FRB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따라 그동안의 하락세에서 반전, 전날보다 0.014%포인트 오른 1.516%를 기록하면서 해소 기미가 나타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와 함께 시장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다. 7일 3개월짜리 유로존 은행 간 금리(Libor)는 4.497%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ECB 기준금리인 4%를 웃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유로리보가 기준금리보다 0.1%포인트 정도 낮아야 한다. 3개월짜리 달러표시 리보금리는 7일 2.93%였다. 올 들어 조금 내리기는 했지만 FRB가 금리를 내릴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전체 금융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면서 기업들의 신용도는 낮아지고 있다. 보험비용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수치가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씨티그룹의 CDS는 7일 2.069%까지 상승했다. 채무 1,000만달러에 대한 보험비용이 무려 20만6,900달러나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만 해도 이 비용은 1만달러 내외에 불과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은 보고서에서 “금융시스템에 구조적인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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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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