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로켓을 발명한 나라는 중국의 송(宋)나라였다. ‘송사(宋史)’ 병지(兵志)의 개보(開寶) 3년(970년)에 화전(火箭)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등장했다. 그 이후 약 400년이 지난 1372~1373년의 고려사(高麗史) 기록에 그 화전을 최무선(崔茂宣)이 제작했다고 추측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최무선은 여러 해를 두고 당시의 왕이었던 공민왕(恭愍王)에 건의해 1377년에 화기(火器) 제조를 총괄하는 화룡도감(火爖都監) 창설에 성공한다. 여기서 유화(流火), 촉천화(觸天火) 그리고 주화(走火) 등 18가지의 병기를 생산했는데 바로 이 주화가 중국의 화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 세계적으로는 네 번째 로켓 보유국이 된 것이다. 고려가 조선시대로 이어지면서 최무선은 아들 최해산(崔海山)과 함께 계속 화약과 병기 개발에 기여해왔었다.
세종(世宗) 29년(1447년)에 이르러 세종실록(世宗實錄) 제118권의 경신조(庚申條) 기록을 보면 주화는 화살통에 꽂아서 발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양식의 화기는 약통(藥筒), 즉 오늘날의 로켓 엔진을 부착시켜 날리는 원형이 되었던 것이다. 세종 30년(1488년)에는 주화통이 신기전통(神機箭筒)으로 개명ㆍ진화되었고 소(小), 중(中), 산화(散火) 및 대신기전(大神機箭)으로 다양화된다. 특히 이 대신기전은 엄청난 크기였으며 2,900g의 화약을 담은 약통(길이69.5cm, 지름9.6cm)을 받드는 대나무의 길이는 무려 531cm나 되며 약통을 부착시킨 총 길이는 5.6m 규모의 거대한 화기였다. 다시 말해 560년 전에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로켓의 보유국이었던 것이다.
500여년의 세월이 다시 흐르고 1957년 구(舊)소련은 아무런 예고 없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Sputnik)1호’ 발사 성공을 알리면서 우주시대라는 새로운 막이 올랐다. 이 소식에 당황했던 미국도 각고의 노력 끝에 12년 후인 1969년 7월에 인류사상 처음으로 ‘아폴로(Apollo)11호’에 사람을 실어 지구 밖의 천체인 달 착륙에 성공하며 제2의 우주시대를 열었다. 이에 자극 받은 세계의 각 나라도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6·25동란의 폐허 속에서 일어난 우리나라도 이에 동참해 드디어 1992년 8월11일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1호’를 띄우는 데 이르렀다.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올릴 수 있는 로켓 개발이 시급해 우리는 고체연료 로켓 실험을 시작했고 끝내는 2002년 11월28일에 액체연료 로켓의 완성된 첫 작품 ‘KSR-Ⅲ’를 42km 고공까지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길이13.5m, 지름1m 전체 무게6.1톤이며 추력(推力)은 12.5톤으로 231초나 날면서 수평도달거리는 80km나 됐었다. 2006년에는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2호’ 발사에 성공했고 마침내 2008년 4월8일 우리도 여성우주비행사 이소연을 저 우주 하늘 높이 날게 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설립 20주년이 되는 2009년, 드디어 우리의 힘으로 인공위성을 발사시킬 수 있는 30m급의 로켓을 완성했다. 그 이름은 나로호(KSLV1ㆍKorean Space Launching Vehicle1)이다.
이 당당한 우리의 우주로켓을 보라. 1단 로켓의 길이 25.8m, 2단 로켓의 길이 7.7m인 도합 33.5m의 위용은 정말로 우리나라의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총 중량140톤, 추력(推力)170톤의 거구가 오는 2009년 8월19일에 나로우주센터에서 불을 뿜으며 하늘을 날 것이다. 우리는 이 순간 온 국민 손을 모아 뜨거운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오늘은 광복절이어서 더더욱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다.
바로 이 날이 대한민국도 세계의 우주 개발을 선도하는 10대국의 대열에 당당하게 우뚝 서는 영광스러운 날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우주는 우리에게는 그저 바라만 보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도 우리의 힘으로 우주로 간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