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외교부의 자기반성

임동석 정치부 기자 freud@sed.co.kr

[기자의 눈] 외교부의 자기반성 임동석 정치부 기자 freud@sed.co.kr 임동석 정치부 기자 “국민들은 증류수와 같은 완전무결함을 기대한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2일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직원조회를 갖고 임직원들이 도덕성과 복무자세를 재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작금의 상황은 외교통상부로서는 전례 없는 위기상황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외교부의 현 주소를 진단한 반 장관의 어조에는 비장함까지 묻어났다. 반 장관의 말대로 외교부는 지금 패닉(panic) 상태에 빠져있다. 김선일씨 피랍ㆍ살해와 관련한 책임 논란이 불거지면서 외교부는 그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외교부 간부의 여기자 성희롱 파문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막다른 골목까지 몰렸다. 그러나 외교부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이 같은 위기가 몇몇 악재로 촉발된 우발적인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국내에서 제일 붙기 힘든 시험이라는 외무고시를 통과한 그들에게는 분명 ‘귀족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그들의 내면은 자신들이 공복(public servant)이라는 의식보다는 ‘선택된 소수’라는 특권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외교부의 모든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반 장관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보인다. 그는 이날 “국민들은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완벽한 복무자세와 가장 투명한 행정절차, 가장 높은 수준의 윤리관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외교부 공무원들은 대민 봉사정신이 부족하고 임직원 간에 신뢰 및 인화에 문제가 있으며 조직 응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해외에 나가 대사관을 방문했을 때 국민들이 느끼는 서운함과 불편함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잘 보여주는 말이다. 이제 외교부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외교부 자체적으로도 환골탈태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외부로부터의 충격도 지속적으로 가해져야 할 것이다. 자신의 살을 베어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날 반 장관의 뼈아픈 자기성찰에 대해 외교부 직원들이 어느 정도나 공감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행태로는 공무원 사회에서는 물론 국민들로부터도 더이상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신들이 변화해야 할 방향을 찾는 노력을 계속해줬으면 한다. 입력시간 : 2004-07-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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