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두루넷 매각 `외자 대리전' 변질

국내 초고속인터넷시장 구조조정의 최대현안인두루넷 매각 입찰이 외국 자본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두루넷 매각입찰에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파워콤 컨소시엄과 함께 뛰어들었던미국계 투자회사인 씨티그룹 파이낸셜 프로덕츠(CFP)가 24일 데이콤 컨소시엄과 두루넷 공동인수를 추진키로 하면서 두루넷 매각입찰이 외자 대리전으로 변질됐다는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미국계 투자펀드인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이 지분의 39.6%를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외국계 자본의 지배를 받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또 LG[003550]그룹 계열의 통신회사로 토종자본이었던 데이콤-파워콤 컨소시엄이 CFP와 손을 잡으면서 사실상 외국 자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기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데이콤 컨소시엄에 CFP가 합류한 것에 대해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데이콤 컨소시엄과 두루넷 인수후 운영을 담당할 국내 통신업체가 필요했던CFP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 데이콤은 이번 공동 인수 추진으로 자사가 두루넷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있게 되고 CFP는 데이콤과의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통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국내 통신사업에 직접 투자,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단기투자 펀드의 불안요인도 해소할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CFP가 여전히 투자목적이나 실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두루넷 인수후에 국내 초고속인터넷시장의 발전과는 상관없이 단기 차익만을 챙길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있다. 통신산업이 국가안보는 물론 국민의 복지와 직결되는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투자차익만을 노리는 외국계 자본의 경영권 획득이 잇따를 경우 국내 통신시장이 외국계자본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두루넷 인수라는 단기적인 목적이 맞아 양측이 두루넷공동 인수를 추진키로 했지만 인수후에도 양측의 협력관계가 유지될지는 의문"이라며 "국내 통신시장에서 외국계 자본이 잇따라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은 국내통신시장의 발전에는 오히려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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