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상반기 중 2,700억원 규모의 사모투자펀드(PEF) 투자를 모두 끝낼 예정입니다. 또 하반기에는 추가로 각 2,000억원 규모의 PEF 2개를 결성할 계획이고요.” 구본용(46) KTB네트워크 기업투자1 본부장은 올해 PEF시장에서 KTB가 단연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KTB는 지난해 2,700억원 규모의 PEF를 결성했다. 이는 지난해 결성된 전체 PEF(2조9,000억원) 시장의 10%에 육박한다. 이중 1,500억원의 PEF를 직접 운용하는 구 본부장은 KTB가 국내 최초로 구조조정투자조합(CRC)을 결성한 지난 99년부터 팀장을 맡아 팬택앤큐리텔ㆍ세화폴리텍 등에 대한 성공적 투자로 이름을 날리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을 주도해왔다. 구 본부장은 “탄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매일 30~40건에 달하는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며 “SKM에 이미 150억원을 투자했고, 상반기 중 대우정밀 등 3~4건의 계약이 성사될 예정이라 1,500억원은 상반기 중 모두 소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CRC 지분을 포함해 총 500억원을 투자, 지분의 90%를 확보한 SKM의 경우 이미 최고경영자를 선임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또 4~5월 중 비상장사 한 곳과 대우정밀에 대한 투자, 이후에는 컨소시엄 형태의 투자 등을 계획하고 있다. KTB는 공개되지 않은 매물이 대다수인 미들마켓에 관심이 크다. 구 본부장은 “대우건설 등의 대형 딜도 추진하겠지만 주된 타깃은 미들마켓”이라며 “앞으로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바이아웃(Buy-out) 펀드의 1개 기업 투자규모를 현재의 180억원 수준에서 500억원까지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 본부장은 또 “국내와 중국에서의 부실채권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자본시장이 덜 선진화된 동남아 시장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한 뒤 “정부도 토종 PEF 관련 규제를 완화, 해외에서 글로벌 펀드와 경쟁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EF가 해외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하고 동일인 투자한도(투자기업마다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도록 의무화) 등 불필요한 규제를 폐지해야 펀드 대형화 및 포트폴리오 운영의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견해다. ‘국내 최고의 바이아웃 투자 전문가’로 불리는 구 본부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아세아종합금융을 거쳐 87년 KTB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