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계은행, 시장 급속 잠식

44곳 예수금 상반기 58%나 늘어 외국계 은행들이 국내 금융시장을 급속하게 잠식하고 있다. 외형(자산규모) 뿐 아니라 실속(당기순이익)도 국내 은행의 성장 속도를 능가하며 국내 금융시장의 한 축으로 확고하게 자리하기 시작했다. 은행별로는 올해에도 씨티은행이 62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압도적 우세를 이어갔다. 금융감독원이 4일 내놓은 '2001년 상반기중 외은지점 영업실적 분석'을 보면 국내 진출한 44개 외국계 은행의 예수금은 상반기중 10조5,5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3%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은 씨티은행, HSBC 등의 소매금융 확대로 90.4%나 늘어났다. 기업대출은 1.1% 감소해 기업금융보다는 여전히 소매금융에 역량을 집중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총자산 규모도 35.2% 증가한 53조5173억원으로 은행권 총자산(886조9000억원)의 6%를 점유했다. 이 같은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1.3%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제일은행 등 외국은행으로 변신한 은행들을 포함하면 1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자금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대출채권(19조9015억원)과 국고채, 통안증권 등 유가증권(11조8047억원) 투자는 각각 30.7%, 15.6% 증가했다. 외국계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유가증권 운용수익과 파생상품 거래이익 증가로 총 3,050억원을 기록했다. 이자부문이익은 시중금리하락으로 8.4% 감소했지만 비이자부문이익은 유가증권, 파생상품 및 외환거래익 증대로 67.4%나 증가했다. 환율 및 금리예측과 같은 선진금융기법을 활용한 파생상품거래 등 비이자부문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을 높인 것이다. 은행별 당기순이익은 씨티은행이 626억원, 체이스맨하탄은행(CMB)이 424억원, 스탠다드차터드가 205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81억원을 기록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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