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화경제] 2. 주장(珠江)삼각주의 부상

하지만 이 공항을 이용하면서 정작 놀라게 되는 것은 이같은 휘황찬란한 규모가 아니다. 이용객이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시스템」과 「스피드」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첵랍콕 공항에 내리면 200여개에 달하는 출입국 수속대를 통해 신속하게 빠져나올 수있다. 이 곳을 나오면 바로 홍콩의 중심지인 홍콩섬까지 가는 고속 경전철과 연결되고, 이 경전철을 타면 정확히 25분만에 홍콩섬에 도착한다. 홍콩섬 경전철 정거장의 운영시스템은 부러울 정도다. 경전철 정거장에서 내리면 바로 옆에 지하 택시 정거장이 마련돼 있고, 2~3명의 안내원들이 차례로 택시를 잡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곳에서 홍콩섬에 있는 목적지까지 가는데는 최대 30분이면 충분하다. 홍콩을 처음 방문한 사람일지라도 공항에서 홍콩섬에 밀집해 있는 각국 금융기관과 무역업체까지 별 어려움없이 찾아갈 수있다. 단지 홍콩내부를 오가는 교통시스템만으로도 비즈니스맨들이 홍콩에 몰려드는 이유와 월트 디즈니사가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에 이어 해외 3번째 디즈니파크 건설지로 홍콩을 선택한 배경을 느낄 수있게 한다. 이런 홍콩의 시스템과 스피드가 마카오 반환으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상하이(上海)의 거센 추격에 쫓기고 있는 홍콩이 마카오 반환을 계기로 황금경제권으로 떠오르고 있는 주장(珠江)삼각주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이공대학의 찬만헝(陳文鴻)교수는 『중국이 상하이(上海)를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 홍콩 경제인들은 홍콩의 위상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했었다』고 전하며 『그러나 마카오 반환으로 홍콩을 중심으로 한 주장 삼각주 경제권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돼 이런 우려가 크게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주장은 하구에 넓은 삼각주를 형성하고 있고, 이 삼각주에는 광둥성(廣東省)의 성도이자 경제특구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광저우(廣州)가 자리잡고 있다. 홍콩과 마카오, 이들 두 도시 외각에 건설된 선전(深 )과 주하이(珠海)경제특구, 그리고 광저우를 잇는 삼각지대가 바로 주장 삼각주다. 홍콩과 마카오는 이 주장 삼각주의 진입로에 위치하고 있다. 주장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갈라져 있는 주장 삼각주 경제권을 서방세계와 연결하는 물류·수송의 동쪽 거점이 홍콩이라면 마카오는 서쪽 거점에 해당된다. 홍콩에 이은 마카오의 반환은 이제서야 이들 두 거점을 유기적으로 통합, 주장 삼각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도시들은 더욱이 상호보완적 경제특성을 갖고 있다. 홍콩은 말할 것도 없이 국제적인 금융·상업도시다. 하지만 홍콩은 부동산 가격과 임금이 비싸 동남아국가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선 제조업과 수출산업을 다른 곳으로 이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같은 필요성때문에 산업시설을 이전시키는 곳이 바로 선전을 비롯한 주하이·광저우다. 선전은 첨단 전자통신산업단지로 급성장하고 있고, 화학공업·전자산업이 발달한 주하이에는 최근 컴퓨터소프트웨어 단지가 들어섰다. 이들은 홍콩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면서 홍콩 자본을 경제부양에 이용하고 있다. 또 홍콩과의 경제일체화를 통해 홍콩의 정보·금융·무역센터도 활용하고 있다. 마카오도 현재는 카지노와 유흥업이 전체 산업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홍콩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저렴한데다 중개무역지로도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곳이다. 이들 도시들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면 각각의 경제적 단점을 보완할 수있다. 이같은 지리적, 산업적 특성을 활용, 주장 삼각주에 대한「선(線)」개발전략을 「면(面)」개발전략으로 확대 발전시킬 수있다는 것이 중국측 생각이다. 중국은 지난 80년대 초반 소위 점(點)-선(線)-면(面) 개발전략에 따라 선전·주하이 등지에 경제특구를 설치하는 「점」전략을 추진했고, 이후 이를 묶는 「선」전략으로 확대해 나갔다. 마카오 귀속으로 이들 기존 도시와 홍콩과 마카오를 상호 연계시켜 전방위 개발, 즉 「면」전략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주장 삼각주를 보유하고 있는 광둥성은 현재 해안에 인접한 중국의 지역 가운데서 경제발전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이다. 연평균 10%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홍콩·마카오·선전·주하이·광저우가 서로의 경제단점을 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성장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정치적 차원을 넘어 경제적 측면에서도 마카오 반환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카오가 그 자체의 경제규모로선 별 의미가 없고, 홍콩과 달리 포르투갈의 무관심으로 경제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지만 주장 삼각주내 도시들을 상호연결, 보완하는 자극제 역할을 할 수있기 때문이다. 홍콩=이용택기자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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