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축문화대상 본상, 천주교 인보성체 수도회 전주성당

이웃사랑으로 빚은 건축미"불우한 이웃들을 정성을 다해 보살피는 인보성체 수도회 수녀님들의 숭고한 사랑에 감동, 이 작품을 맡았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200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시상식을 하루 앞둔 18일 본상 수상작품인 천주교 인보성체 수도회 전주성당을 설계한 한빛종합건축사 사무소 민승렬소장은 환한 웃음을 지었다. 천주교 인보성체 수도회 전주성당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건축주인 수도회와 민소장 그리고 시공을 한 효산건설 오영탁 사장 등 모두가 '이웃 사랑'으로 한마음이 됐기 때문이다.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 주택가에 들어선 이 성당의 건축비는 40억원. 외부의 도움없이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전국 및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400여명의 수녀님들이 하루 한끼를 굶어가며 생활비를 절약했다. 공사비를 마련하는 데만 꼬박 3년이 걸렸다. 인보성체 수도회는 6.25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지난 55년 경기도 부천에서 전쟁고아들을 보살피기 위해 출범한 이후 치매노인ㆍ중증장애인ㆍ고아 등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과 40여년을 함께하고 있다. 설계ㆍ시공자의 마음 씀씀이도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민승렬 소장과 효산건설의 오영탁 사장은 이윤은 고사하고 자신들의 사재까지 들여 이 성당을 건축했다. 어떻게든 적은 비용으로 튼실하고 아름다운 성당을 짓기 위해 수십차례 설계를 바꾸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민 소장은 "성당 모양을 배와 물고기로 형상화한 것은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수녀님들의 봉사정신이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가기 기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재료로 콘크리트가 아닌 벽돌을 사용하다 보니 시공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벽돌 한장 한장을 오차없이 쌓아올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시공비는 일반 다세대ㆍ다가구 주택의 건축비에도 못 미치는 평당 200만원 남짓에 불과했다. 그러나 효산건설 오 사장은 서울과 전주를 일주일에 한두차례씩은 왕복하며 현장감독을 자청했다. 그는 기초에서 마감공사에 이르기까지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며 잘못 시공된 부분에 대해서는 헐고 다시 짓도록 하는 등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주일에 1~2번씩은 반드시 현장을 찾아 잘못된 것은 없는지 살폈다"며 "길바닥에 뿌린 돈 만도 몇 백만원은 족히 될 것"이라며 웃었다. 인보성체 수도회 전주성당이 이번 한국건축대상에서 본상을 차지한 데는 모양새ㆍ기능 등에서 얻은 높은 점수가 으뜸이지만 이 같은 건축주ㆍ설계자ㆍ시공사의 숨은 정성도 큰 몫을 했다. 이종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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