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증시의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서는 고가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업황 호전이나 실적개선 등의 모멘텀으로 시장 전문가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온 종목이 대부분이다. 다만 발행주식 수가 적어 강세장에서 급등한 소형주 등에 대해서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종가기준으로 10만원을 넘어선 종목 수는 시가총액 상위 100개 중에서는 20개, 전체 889개 상장종목(우선주 포함)에서는 51개에 달한다. 여기에 주가 10만원을 넘보는 종목들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가 10만원=고가주’의 개념이 바뀌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SK와 GS건설이 나란히 장중 10만원을 돌파하고 신고가를 경신했다. 종가로는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10만원 벽을 넘지 못했지만 곧 10만원 위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SK 주가가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자산가치 부각과 사상최대치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1ㆍ4분기 실적호조 기대에 힘입어 12만원 이상으로 올라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종가는 4,000원(4.17%) 오른 9만9,900원. GS건설도 이날 장중 10만2,000원까지 올라 주가 다섯자리를 기록했다가 전날보다 4,700원(4.95%) 오른 9만9,700원으로 마감됐다. 업황 호전에 대한 기대로 건설업종이 주목을 받으면서 대형 건설사인 GS건설주가 고가주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대림산업 역시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10만원대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0일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소폭의 등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날도 전날과 같은 10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의 주가 회복세를 타고 10만원대의 고가주 대열 합류를 노리는 종목들도 눈에 띈다. 동양제철화학은 수주확대 재료와 함께 인천 공장부지 개발 모멘텀까지 겹쳐 고속 상승 중이다. 올 초 4만4,000원대에 불과하던 주가는 이날 1만1,000원(13.05%)이나 상승하면서 9만5,300원까지 올랐다. 최근 동양제철화학의 꾸준한 오름세를 감안하면 주가 10만원 돌파는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한동안 소외됐던 ‘왕년의 귀족’ 현대백화점도 최근 내수유통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호전되면서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주 말 8만원이던 주가는 이날 장중 9만6,400원까지 올랐다가 전일 대비 2.4% 오른 9만4,000원으로 마감돼 내수주 호조와 함께 10만원대 재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최근 10만원을 돌파했거나 이에 근접한 종목들 가운데는 기업내용이 탄탄한 종목들이 눈에 띈다”며 “국내 증시가 과거보다는 한단계 레벨업되면서 주가 10만원이 갖는 상징성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일단 이 벽을 넘었다는 점에서 해당 종목들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파트장은 다만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발행주식 수가 너무 적어 주가 단기 급등한 종목들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펀더멘털과 업황, 발행주식 수 등을 감안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