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漢字試驗과 漢文敎育의 필요성

경제 5단체가 올해부터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 한자시험을 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지난해 말인 12월30일에 전국경제인연합회ㆍ대한상공회의소ㆍ한국무역협회ㆍ한국경영자총협회ㆍ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상근부회장들이 조찬모임에서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지난해는 불법 정치자금이니 대통령 측근비리니 하는 문제로 정치와 경제, 국민생활 모두 그 어느 해보다 고통스러웠는데, 그런 와중에서도 경제계 지도층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그나마 신선하고 반가웠다. 그리고 때늦은 감이 들지만 참으로 바람직한 결정이다. 양식 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조령모개(朝令暮改)식이고, 교육 자체도 지덕체(智德體)의 전인교육(全人敎育)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기계` 양산에 주력해온 사실을 우려하고 개탄해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날 모임에서 이석영 무협 부회장은 “정부의 교육정책을 통해 한자교육을 강화하는 것보다 기업 입사과정에 이를 포함시키는 것이 효과가 높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사실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교육정책 때문에 한문교육은 계속 뒷전으로 밀려나 이제는 제 조부모나 부모의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하는 젊은이가 부지기수로 늘어났다. 아니, 조부모의 이름은커녕 제 이름도 한자로 못 쓰는 젊은이도 있다고 하니 얼마나 기막힌 노릇인가. 대학이나 대학원까지 나온 이른바 최고 학력의 지식인들이 기본적인 한자도 못 쓰는 딱한 형편이니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보내기에 앞서 천자문과 `명심보감(明心寶鑑)`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경제단체 회장단의 연말 모임에서는 이런 말도 나왔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한자문화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는데 한국 젊은이들은 오히려 한자실력이 퇴보하고 있다” “커져가는 중국시장을 고려해서라도 한자문화를 더 깊이 있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경제단체의 입사시험에 한문을 포함시키는 것은 물론, 회원사들에도 이를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한자시험은 경제단체나 기업체의 입사뿐만 아니라 각급 학교 입시와 공무원 임용 등 사회 전분야의 시험에도 확대하고, 이에 맞춰 한문교육도 시급히 부활시켜야 하겠다. <황원갑 <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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