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벤처투자 열기 '시들'
유동성확등 이유 올 목표액 절반수준 집행그쳐
대기업의 벤처투자가 당초 목표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현대, 삼성,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경기악화와 현금 유동성확보, 주력분야에 대한 투자집중 계획에 따라 벤처투자를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 전체 벤처 투자는 목표치의 절반을 밑돌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대부분 투자를 축소할 방침이어서 벤처기업들의 자금난이 한층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종합상사는 올해 500억원의 투자목표를 세웠으나 29%인 145억원의 집행에 그쳤고, 현대정보기술은 목표(150억원) 대비 42.6%인 64억원만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현대전자는 2년간 300억원을 책정했으나 이달까지 국내 20억원, 해외 11억원 등 31억원만을 쓰는데 그쳤다.
삼성 계열사들도 하반기들어 벤처 투자열기가 수그러들었다. 삼성SDS는 올해 목표 500억원중 50%, 삼성전자는 1,600억원중 900억원을 투입했다.
국내 벤처 투자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던 삼성물산만 ‘골든게이트’사업부를 통해 올해 목표치인 300억원을 모두 투입했다.
LG상사는 전문 벤처투자팀을 통해 올해 목표 200억원중 85억원을 국내외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는데 그쳤다. SK는 올해 목표 1,400억원중 64%인 900억원을 집행했다. SK에서 가장 많은 투자계획을 세운 SK㈜는 500억원의 목표중 171억원을 썼다. SK는 주로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집중했다.
생명과학 분야에만 112억원이 사용됐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1,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재계는 “기존 벤처투자의 골격이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이미 투자한 벤처기업의 경영상태를 사후관리하는 쪽으로 투자방향을 바꾸는 추세”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인철기자
입력시간 2000/10/2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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