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항공업계 "합쳐야 산다"

UAL-US항공 합병 추진등<br>비용 줄여 경쟁력 확보 나서<br>"요금인상·서비스 저하"우려


한 동안 잠잠하던 미국 항공업계에 합종연횡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국제 유가상승과 경기 침체,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생존의 몸부림이다. 그러나 항공사의 합병은 특정 노선의 과점으로 연결돼 항공료 인상 등 서비스의 질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3위(수송력 기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의 모회사 UAL은 6위 US항공과 합병 협상 진행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7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노스웨스트를 인수한 텔타에 이어 미 2위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그러나 10여 년 전부터 일기 시작한 미 항공업계의 짝짓기 움직임은 그 동안 노조의 반발과 법무부의 제동, 경영구도를 둘러싼 이견 등으로 무산된 경우가 많았고, 당초 구도와 다른 항공사간의 합병으로 연결된 사례도 있어 두 회사의 합병이 최종 성사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나이티드와 US항공간의 합병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회사는 지난 2000년 합병을 전격 발표, 세계 항공업계의 빅뱅을 예고했지만 당시 미 법무부는 경쟁 촉진에 저해된다며 합병 승인을 거부했다. 이어 2008년 4월 미국 3위였던 델타항공이 노스웨스트를 인수, 일약 세계 1위로 부상하자 유나이티드는 콘티넨탈항공과 합병 논의를 벌인 적도 있다. 시카고에 본거지를 둔 유나이티드는 태평양과 미 중서부 노선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필라델피아등을 허브공항으로 사용하는 US항공은 미 동부해안과 서부 노선에서 경쟁력을 보유해 두 항공사의 합병은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법원의 파산보호를 받은 적이 있는 두 회사는 그 동안 공공연히 합병만이 살길이라며 덩치키위기에 강한 집착을 보여왔다. 데렉 커 US항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월 "합병은 항공업계가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는 주요 방안 중 하나"라며 "US항공이 1위가 되기 위해서는 유나이티드만한 합병 상대가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US항공은 아메리카웨스트항공과의 합병으로 몸집을 불렸으며 지난 2008년 델타가 노스웨스트를 인수하기 직전 델타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가 실패한 바 있다. 두 회사의 합병 논의는 미국은 물론 세계 주요 항공사간의 짝짓기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위 아메리카항공과 4위 콘티넨탈항공은 합병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콘티넨탈 역시 한때 유나이티드와의 합병을 추진한 적이 있다. 항공사의 합병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짝짓기는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중복 노선의 합리적 조정, 취약 노선의 경쟁력 강화, 인력 구조조정 등 시너지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이 코드세어(좌석공유) 등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모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미국의 항공사 합병은 인력 감축으로 연결되는 탓에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가능하다. 유나이트와 콘티넨탈의 합병 논의가 무산된 것도 노조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무부의 승인도 걸림돌이다. 2008년 텔타와 노스웨스트간의 합병이 승인된 전례를 감안하면 예전보다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어렵게 됐지만 동부 일부 노선에서의 과점을 문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WSJ은 합병 논의 소식을 전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을 지지하는지를 묻는 즉석 인터넷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가 합병 소식을 인터넷판에 첫 보도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US항공과 유나이티드 주가는 각각 26%와 8% 씩 급등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