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색깔있는' 증권사 육성 급선무

각종 규제 없애 자생력 키워줘야 시너지효과 기대<br>■구조조정의 전제조건

“생존을 위한 합병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대형사나 소형사나 수익 구조가 거의 같아 합병 시너지가 없다는 게 문제다. 우선 증권사별로 주력 업무를 특화하려는 노력과 함께 제도적으로도 수익원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조성훈 한국증권연구원 박사는 증권사간 천편일률적인 수익구조로는 합병에 따른 순기능을 낼 만한 적절한 ‘조합’을 만들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박사는 “증권사 업무 영역을 기업금융, M & A 중개, 투자은행 업무 등으로 보다 다양화해 수익원과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지향점이 서로 다른 증권사가 나오게 되고,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한 증권사 간 합병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도 구조조정의 메리트를 높여 줄 ‘색깔 있는 증권사 출현’을 위한 해법으로, 기존의 열거주의 증권제도를 네거티브로 바꿀 것을 줄곧 주장해왔다. 수익 기반을 넓혀 증권사 자생력을 키워주고, 도태되는 증권사는 자연스레 살길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맥락의 연장선에서 최근 서울증권의 SK증권 인수 시도에 대해 갖가지 해석이 나오는 것도 따지고 보면, 질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합병이라는 데서 연유하는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 수입에 매달리고 있는 국내 증권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이것만 하고 나머지는 모두 금지한다’는 식으로는 어렵다”며 “특히 은행 중심의 금융정책으로 증권업계가 수익기반을 잃어 가고 있는 만큼 신상품개발이나 영업 전략에 있어 주력업무의 차별화와 전문화를 유도할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증권사 임원은 “지금 당국에서 검토 중인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포괄주문 허용은 물론 ▦기업 연금 도입 ▦비과세 상품 허용 ▦신용파생상품 허용 등 업계 요구 사안에도 전향적인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 부원장은 “대형사는 투자은행 업무나 자산관리 업무와 같은 신 분야 개척, 중ㆍ소형사는 M&A를 통해 대형화하거나 특정된 분야로 특화 해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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