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측의 실수로 자신의 계좌에 5,000여만원이 잘못 입금돼 뜻밖의 `횡재`를 한 60대가 재산까지 친척 명의로 넘기며 “갚을 돈이 없다”고 버텼으나 결국 소송 끝에 돈을 은행측에 돌려주게 됐다.서울지법 민사87단독 차행전 판사는 27일 국민은행이 “잘못 입금된 부당이득금을 돌려 달라”며 정모(61)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피고는 5,234만원(4만달러)를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소유 부동산을 친척에게 넘겨 돌려줄 돈이 없다고 하지만 법률상 원인 없이 남의 재산을 취득해 손해를 끼친 경우 이미 돈을 써 버렸는지 여부를 떠나 반환 의무가 있다”며 “친척에게 넘긴 부동산을 되찾아와 돈을 은행 측에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다단계 금융사업을 하는 정씨는 지난해 1월 국민은행에 개설한 자신의 외화예금계좌에 우연히 4만달러가 들어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원래 이 돈은 미국 마이애미 국제은행 의뢰로 뉴욕은행에서 국내업체에 송금될 돈이었는데 은행직원이 계좌번호 가운데 숫자 하나를 잘못 입력해 정씨 계좌에 입금된 것.
은행측은 이후 정씨에게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정씨는 자신 소유의 4층 연립주택까지 친척 앞으로 넘기며 갚을 재산이 없다고 버티다 피소됐다.
<이진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