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주입 사형법이 사실은 죽는 이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미국 의학계와 수의학계, 인권단체 등은 최근 약물주입 사형이 최악의 고통을 안겨준다는 증거를 내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들은 “약물주입법이 사형수에 고통을 주지 않는다는 생각은 착각”이라며 “약물속에 함께 주입되는 골격근 이완제가 모든 근육을 무력화해 고통을 표출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에 평온한 죽음을 맞는듯이 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의사가 임석하지 않은 가운데 비전문가인 사형집행인들이 약물을 주입함에 따라 고통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적정량이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골격근 이완제인 브롬화 판큐로늄은 국부 마취제로도 쓰이는데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경우 수술환자에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안겨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테네시주는 2001년 이 약물을 동물 안락사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약물주입사형법은 사형을 사용하는 미국 38개 주 가운데 37개 주가 채택하고 있어 이 같은 주장은 사형제 폐지 논란을 더욱 가열시킬 전망이다.
<배연해 기자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