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계 '출총제 폐지' 공세 강화

"출자규제 없애면 출자가 투자로 이어진다"<br>한경연, KDI "출자-투자 상관없다" 정면반박<br>내달 공정법개정안 처리앞두고 기싸움 치열

대기업집단의 계열사간 출자를 제한하는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의 존폐 여부를 가름지을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국회처리가 오는 11월 중순으로 확정된 가운데 재계가 출총제 폐지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막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재계는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출총제 유지 논리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 이번주 중 전경련ㆍ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 공동명의로 출총제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이어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리는 ‘출총제 공청회’가 국민적 관심을 모을 수 있도록 TV 생중계가 성사되도록 힘을 기울이는 한편 출총제 폐지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별도의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출총제 존폐를 둘러싼 정부-여당과 재계-야당의 막판 기싸움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출자 및 투자관계에 대한 실증연구’ 보고서를 통해 “87~2003년에 100대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출자규제대상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의 경우 규제폐지 기간(1998-2000년) 특수관계인 및 계열사로부터 출자가 커질수록 더 많은 투자를 수행했다는 견고한 통계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출자규제대상 기업의 자산 대비 피출자율은 0.39로 출자 1단위가 늘어날 때 투자는 0.39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출자규제가 재도입된 2001년 이후에는 출자와 투자간에 유의미한 통계를 얻지 못했는데 이는 출자규제로 충분한 출자를 받지 못해 출자가 투자증진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런 연구결과가 출자규제가 폐지되면 출자가 투자를 증진시킬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출자가 투자와 상관관계가 없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결과와는 상반된다. 보고서는 특히 KDI가 출자규제가 폐지된 동안 대규모 기업집단의 투자율이 산업평균 투자율보다 낮은 점을 들어 출총제 폐지가 투자증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반론을 폈다. 이와 관련, 한경연은 “30대 기업집단은 외환위기 직후 부채비율 축소가 다른 기업과 비교해 더 컸기 때문에 투자율이 산업평균보다 낮았던 것”이라며 KDI의 주장을 반박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한경연의 연구를 통해 그동안 정부가 주장해왔던 ‘출자와 투자는 무관하다’는 논리는 허구임이 드러났다”며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출총제는 폐지 또는 대폭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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