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 불황탈출 문턱서 좌절 조짐

日 불황탈출 문턱서 좌절 조짐 정국불안·구조조정 지연·무역흑자 감소 등 '10년 불황'의 늪에서 간신히 벗어날 것처럼 보였던 일본 경제의 발걸음이 다시금 불안해지고 있다. 집권당의 기반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정국 불안, 더딘 구조조정에 대한 해외 투자가들의 불신, 여기에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인 무역흑자마저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 여겨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이후 쏟아진 잇단 대내외 악재와 구조적인 결함으로 인해 일본 경제는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 경제에 대한 국제 경제계의 불안의 핵심에 자리잡은 것은 구조개혁이 계속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점. 지난해부터 은행들이 줄줄이 통합되고 몇몇 기업들이 해외 자금 유치를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해외 투자가들이 매기는 일본의 구조개혁 성적은 아직 형편없이 낮은 수준. 한마디로 '알맹이 없는 겉모습 바꾸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것이다. 최근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를 둘러싼 사임 논란 속에서도 해외 투자가들의 관심은 '모리 총리가 물러나면 구조개혁이 진전될까'라는 물음에 쏠려 있다. 본격적인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일본 기업들의 주식 가치가 발판을 얻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모건스탠리 딘 위터 도쿄지점의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인용ㆍ보도한 바에 따르면 구조개혁이 지금과 같은 답보상태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잇달아 발표된 경제지표는 불안감을 한층 가중시켰다. 20일 대장성이 발표한 10월중 무역수지 속보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의 무역 흑자규모는 전년동기대비 무려 40.8%나 줄어든 6,121억엔(약 56억달러).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흑자대국' 일본의 앞날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경제기획청이 발표한 경기선행지수도 경기 후퇴 조짐을 예견했다. 9월중 경기선행지수가 45%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경기 회복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선(50%)을 4개월만에 밑돌았다. 여기에 최근에는 집권당이 국민들의 지지기반을 상실하고 내분에 휩싸여 시장의 불안심리를 유발하고 있다. 지난 19일 일본 후지TV가 집계한 설문조사 결과 모리 내각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은 12%로 급락한 반면 반대 여론은 83%로 치솟았다. 불신임안 통과 여부와는 상관 없이 모리 내각은 이미 집권당으로서의 위상과 신임을 모두 상실한 상태인데다 후임자 역시 절대적인 지지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정세의 혼란이 가라앉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 딘 위터 도쿄지점의 수석 경제학자인 로버트 펠드먼은 "일본 경제는 앞으로도 허약 체질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엔 벽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경립기자 입력시간 2000/11/20 18:2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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