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조된 5억ㆍ10억원짜리 자기앞수표 일반권(쌍둥이수표)이 농협 일선 지점 창구를 통해 손쉽게 현금 등으로 인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동안 변조된 수표가 금은방 등에서 물건을 사고 환전해가는 수법으로 사용된 적은 종종 있었지만 금융기관 일선 지점 창구를 통해 현금 등으로 인출된 사례는 처음으로 현행 금융조회 시스템으로는 적발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일 경기도 의정부경찰서와 의정부농협 J지점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마감시간을 앞두고 S(60)씨가 찾아와 5억원과 10억원짜리 자기앞수표 각각 2장씩 모두 30억원을 제시, 이중 13억원을 수표로 교환하고 나머지 17억원을 농협 등에 분산, 예치했다. 그러나 이 수표는 하루 전인 지난달 5일 농협 인천 B지점이 인천의 한 벤처기업에 발급한 수표를 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지능범죄과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금융시스템으로는 정상적인 수표를 쌍둥이수표를 만드는 데 사용한 이런 유형의 범죄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달아난 S씨와 S씨를 도와 원본수표 번호 등을 알아낸 K씨 등 2명을 수배와 함께 출국금지 조치하는 한편 S씨에게 예금 계좌를 빌려준 C씨 등 3명을 상대로 공범 여부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