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KDI '경기 진단' 시각차

"경지 진정 뚜렷" "임금상승세등 물가불안"과열을 치닫던 경기가 안정국면에 진입했는가.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중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성장률·소비증가율이 크게 둔화돼 경기가 조절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연구기관들등은 경기과열 을 우려하면서 가파른 경기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진단, 정부와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불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의 투자, 소비 추세가 지속되고 금융및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물가 상승압력이 쌓여 내년이후에 현실화될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다. ◇통계청, 물가불안 가능성 없다= 통계청은 상승세를 지속하던 경기가 조절국면을 들어서는 등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낙관했다. 3월중 산업생산 증가율이 17.6%로 전월의 25.4%보다 7.8%포인트나 떨어지고 출하는 28.3%에서 18.1%로, 도소매 판매는 13.9%에서 12.8%로 각각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 증가율 하락세는 경기가 급격히 회복됐던 작년 3월과 비교한데 따른 기술적 반락 현상으로 치더라도 생산과 출하의 전월비 증가율이 마이너스 0.7%, 소비는마이너스 0.4%인 점은 경기 안정화의 뚜렷한 증거라고 통계청은 강조했다. 아울러 3월중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과거 호황기의 83∼84%수준에 크게 못미치는79.5%에 머물고 있는데다 경기종합지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전월차도 2월의 마이너스 0.1포인트에 이어 3월에도 0포인트로 보합세를 유지한 것도 경기안정화 추세를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재경부, 물가불안 없이 올해 7∼8%성장 가능하다= 재정경제부도 통계청과 같은 입장이다. 재경부는 내부적으로 올해 성장률을 기존의 6%에서 7∼8%로 상향 조정했으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5%수준에서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동안 재경부는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을 5∼6%수준으로 보고 성장률이 이 범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 재정긴축, 통화량 축소 등의 정책을 통해 경기를 진정시키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었다. 재경부는 그러나 정보화 등에 따른 「신경제」가 경제성장률을 추가적으로 1∼1.5%포인트 가량 상승시킬 것으로 본다면서 신경제는 생산성 증가를 동반하므로 저물가-저금리 기조가 흔들리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KDI, 잠재적 물가불안 분명히 있다=KDI는 물가불안 가능성이 없다는 통계청의 확신에 동의하지 않는다. 금융 구조조조정을 올해안에 끝내지 않고 장단기 금리차를 좁히기 위한 신축적인 통화신용정책을 쓰지 않을 경우 올해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부터는 물가불안이나타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디플레이션갭(총공급-총수요)이 작년 4.4분기에 거의 해소됐을 뿐 아니라작년에 비교적 안정됐던 임금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경기가 정점 어디인가=경기안정화 증거의 지표들은 경기가 정점에 도달해 곧 하강국면으로 접어드는게 아니냐는 일부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통계청은 경기가 저점을 찍은 뒤 고점을 지나는데 보통 30개월 가량이걸리는데 98년 8월 저점이후의 기간이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강국면에 곧바로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못박았다. 또 선행종합지수 전년동월비 전월차가 작년 9월부터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으나 과거 오일쇼크 당시에도 13개월 가량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된 뒤 플러스로 반전했다는 경험에 비춰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다. 안의식기자 ESAHN@SED.CO.KR입력시간 2000/04/2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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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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