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의 개방과 함께 96년부터 한국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할인점은 당시 한국 유통시장이 외국계에 의해 잠식당할 것이라는 위기론과 함께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었다.
최근, 까르푸와 월마트 등의 전면적인 매장 리뉴얼 움직임은 이런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아무리 덩치가 큰 세계적인 기업이라 하더라도 현지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면 성공적인 시장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계 할인점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글로벌 소싱에 의한 상품 구색의 차별화 부분이다. 세계 곳곳에 매장을 두루 갖췄기 때문에 세계 매장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상품 소싱이 우리보다는 앞서있다고 판단된다. 문제는 한국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적당한 상품구색이 시장에서 통하느냐인데, 아직까지는 이 부분이 조금 미흡하지 않나 싶다.
홈플러스가 글로벌 경영을 표방하며 사장과 점장 등 거의 대부분의 임직원을 한국인으로 운영하는 것은 성공적인 현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아무래도 현지의 소비시장을 가장 정확하게 꿰뚫기에는 현지인의 시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자본 조달력 역시 외국계 할인점의 강점이다. 저금리로 인해 거의 무차입에 가까운 자본 조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M&A 물량이 나올 경우 단번에 점포 수를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그런 면에서 세계 최고의 매출기업인 월마트의 잠재력은 현재 한국시장에서의 고전에도 불구하고 무시할 수 없다.
매장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한 부분이 많다. 대부분의 점포가 3,000~4,000평에 달하는 넓은 매장을 자랑하고 있고, 특히 주차공간이 넓어 고객 입장에서 매우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홈플러스의 차별화 된 점포외관도 인상적이다. 영국 국회 의사당에서 본뜬 첨탑을 내세워 `고객의회`를 표방한 점포외관은 시각적으로도 흡인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다양한 테넌트와 복합화 한 쇼핑몰도 주목 할 만하다. 까르푸와 홈플러스는 평균적으로 40여개 이상의 테넌트를 유치하여 편의시설 확보와 다양한 상품소개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또 까르푸 상암점처럼 영화관 등과 연계한 복합몰 형태의 점포를 만들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한 점도 놓칠 수 없다. 최근의 추세가 복합몰 형태로 다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때문에 시장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방종관 신세계 이마트 마케팅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