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亞 ‘美 국채매도’ 움직임] 달러추이 핵심변수로 떠올라

달러 약세가 국제 금융시장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미 국채 매각 등 과도한 외환 보유고를 줄이려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행보가 향후 `달러 추이`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5일 이번 주말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서 유럽과 일본이 달러 약세를 저지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며 아시아의 달러 매도는 약달러를 더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미국이 다른 지역의 미 국채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 조기 이자율 인상을 단행할 경우 개인소비 회복을 지연시켜 미 경제는 물론 이에 의존하고 있는 세계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제 외환시장서 아시아 영향력 증대=97년 외환위기로 한 번 홍역을 치렀던 아시아 각국은 그 후 달러 사재기에 본격 나서 현재 외환보유고가 1조9,000억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막대한 외환보유고는 달러 가치를 좌지우지할 정도다. AWSJ는 이와 관련 아시아가 2조 달러에 달하는 달러를 일시에 매각하진 않겠지만, 미 국채 매각에 본격 나설 경우 추가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의 미 국채 보유액은 8,000억달러로 전체 미 국채의 20%다. 약달러 문제가 심화될 경우 이는 다시 아시아 국가의 환차손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는 그러나 해당국 입장에선 외환보유 감축이 불가피하단 지적이다. 달러 축적이 환율 방어 수단이지만, 비용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 우선 약달러로 인한 환차손이 막대하다. 1,5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수십조원에 이르는 손해가 난다. 또 각국 중앙은행들은 미 국채 매입을 위해 자국 화폐 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데 미 국채-자국 국채간 이자율 차이로 인한 손해 또한 적지않다. 특히 미 국채 매입을 위해 들어가는 달러를 생산적인 곳에 투자할 경우 발생하는 수익을 감안한 기회비용을 합치면, 환율 방어란 한 가지 목적을 달성하는 데 따른 희생이 너무 큰 셈이다. ◇국채 매각, 이자율 끌어 올려 세계 경제에 부정적=아시아의 미 국채 매각은 장기적으로는 미 이자율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당장엔 달러 유동성을 늘려 추가 약달러 요인이 되겠지만, 국채 시장의 최대 VIP인 아시아 고객을 잃은 미 정부가 타지역 채권 투자자를 유인키 위해 조기 이자율 인상에 나설 경우엔 양상이 달라진다. 현재 유로-달러, 달러-엔 사이의 가치 차이는 주로 지역간 이자율 차이에 기인하는 데 미국이 이자율을 높이면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져 달러 반등 요인이 된다. 이럴 경우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가진 아시아엔 이익이 되지만, 부진한 고용과 소비에 발목 잡혀 있는 미 경제와 세계 경제엔 치명적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이 다가온 G7 회담보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입에 더 주목하는 것도 이자율 인상이 환율 변동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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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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