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불출마를 공식으로 발표했다. 민주당 대선판의 최대 흥행카드로 꼽혀온 바이든 부통령의 불출마에 따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후보는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마틴 오맬리, 링컨 채피 등 모두 4명만 남게 됐다.
바이든 부통령은 회견에서 장남인 보 바이든이 뇌종양으로 숨진 지난 5월 이후 가족들이 애도기간을 보내고 있어 현실적으로 대선에 출마할 준비가 돼 있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대선 후보가 아니더라도 나는 조용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민주당이 어디에 서야 하고 국가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분명하고 힘있게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가 오바마 대통령의 ‘레거시’(유업)에서 벗어나거나 이를 뒤집으려고 한다면 이는 비극적 실수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원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업적을 방어하고 보호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나라를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 주류의 지지를 얻어온 바이든 부통령의 불출마로 인해 바이든 부통령과 정치적 지지기반을 공유하는 선두주자인 클린턴 후보에 더욱 유리한 구도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988년과 2008년 등 두 차례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바이든 부통령은 2013년 오바마 행정부 2기 출범 직후부터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점쳐졌으며, 지난 1월에는 공개적으로 “내년 대선에서 잘해낼 것으로 생각한다. 힐러리에게 도전할 기회가 있다”며 “여름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출마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지난 5월 장남이 뇌종양으로 사망하면서 출마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장남이 생전 부친에게 다시 출마해달라고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고 바이든 부통령 자신도 출마 의지를 접지 않으면서 그의 출마 가능성은 대선 레이스의 초미 관심사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