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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신임 교육부 차관이 23일 현행 역사 교과서에 실린 유신헌법 서술을 일단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차관은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박주선(무소속)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자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난 1972년에 만든 유신헌법에 대한 평가를 요구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차관은 "현행 역사 교과서에는 유신헌법에 대해 '대통령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힘이 집중되는 내용이 많아 야당과 시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고 서술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교과서 편찬 준거에 따라 서술된 교과서의 내용은 일단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이 언급한 유신헌법 설명은 국정교과서인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과목에 나온다. 유신헌법은 당시 박 전 대통령에게 초헌법적 권한을 부여하고 국회를 약화시킨 개헌으로 비판적인 평가가 내려져 있다. 이 차관은 교과서 서술을 존중한다면서도 '일단'이라는 단어를 이례적으로 썼다.
이 차관은 1961년 5·16 군사정변에 대해서는 "현행 역사 교과서에 '군사정변'으로 서술돼 있다"며 "국가 차원의 교과서 편찬 준거에 따라 서술된 교과서의 내용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민주화에 초석이 된 대표적인 사건"이라며 현행 역사 교과서 서술에 동의한다고 했고 제주 4·3항쟁에 대한 교과서 서술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어 역사 교과서 발행체제를 국정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현행 역사 교과서는 사실에 오류가 많고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의견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상적인 역사 교육을 위해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고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균형 잡힌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동효 kdhy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