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클린턴 '벵가지 특위' 만점 클리어

"장관役 수행 못해" 공화 맹공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의 유력주자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자신을 향한 공화당의 집중 공격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공화당이 그의 장관 재임시절 발생한 벵가지 사건 대처가 잘못됐다고 비판했지만 공화당이 지나치게 당파적 정치공세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반격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외신들은 그가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실수 없이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며 '힐러리 대세론'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미 워싱턴DC 연방하원에서 열린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사건 당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공세를 펼쳤다. 한 공화당 의원은 "클린턴 전 장관이 당시 재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성공담만을 선사하려 했다"며 "테러리스트들이 공격을 사전에 모의했다는 것을 알고도 단순 시위대에 불과하다는 거짓 보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벵가지 사건은 지난 2012년 9월11일 무장괴한들이 리비아 벵가지에 있는 미국영사관을 습격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를 포함해 미국인 4명을 숨지게 한 사건으로 클린턴 재임 시절 '최악의 오점'으로 지적돼 왔다.

클린턴 전 장관은 공화당의 날 선 공세에 침착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는 "당시 국무장관으로서 사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늑장대응을 하거나 지원을 거부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 미국이 갖는 지위에 상응하는 리더십이 국내에서도 필요하다"며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이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리더십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클린턴 전 장관의 이 발언과 관련해 위원회의 활동이 진상조사가 아닌 클린턴 자신을 깎아내리려는 정파적 목적을 띠고 있다고 반박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클린턴 전 장관이 냉정을 잃지 않고 공화당 의원들에게 대응하는 성숙한 모습으로 청문회를 장악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측은 이번 청문회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약점으로 지적된 'e메일 스캔들'과 관련한 문제도 거론했다. 한 공화당 의원은 "벵가지 사건이 일어나기 다섯 달 전인 2012년 4월6일 발생한 벵가지영사관 포탄 피습과 관련한 언급이 어떻게 공개된 개인 e메일에 포함돼 있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은 "업무 대부분을 e메일로 처리하지 않았다"며 "국무부 고위관리들과 많은 회의를 했고 백악관을 수시로 오갔으며, 보안전화를 사용하는 게 내 일이었다"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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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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