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유동성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으로부터 촉발된 글로벌 정책 공조 기대감이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경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유럽과 중국의 통화정책 공조가 성사됐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상승률 및 경제성장률은 신흥국 성장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필요할 경우 양적완화(QE) 정책을 연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단 ECB의 양적 완화는 내년 9월까지로 예정돼 있다.

중국도 드라기 총재의 언급에 화답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경제 성장에 하방 압력이 있는 만큼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1년 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0.25%씩 인하했다. 지급준비율도 0.5% 내렸으며 예금금리 상한선도 폐지하기로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옵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지수' 등의 위험지표도 수치가 꽤 낮아졌다. 유럽과 중국의 통화 완화정책 발표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국제 유가는 투자심리 개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에도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유로화와 위안화 약세로 인한 달러 강세 영향이 반영된 결과지만 글로벌 실물경기 개선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수준 하락은 주가수익비율(PER)과 같은 지표와 투자심리 회복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다만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최고치 대비 94% 수준까지 하락했다. 반면 12개월 예상 PER은 10.99배 수준으로 올해 최고치인 11.01배에 근접해 있다.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지수 상승에는 한계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낮아진 위험 수준을 상당 부문 반영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 경기와 같은 실물경기 개선과 기업 실적 개선 흐름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지수 전체보다는 업종별 투자에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여전히 박스권 장세를 고려하면서 시장 자체의 추세적인 상승보다는 종목별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주가 조정이 큰 탓에 현재 PER 수준이 올해 고점 대비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이익 성장이 상대적으로 큰 건설, 화장품, 제약·바이오, 증권업종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한 시점이다.


관련기사



지민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