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시리아 사태 '4자 회담'

러·美·터키·사우디 23일 '내전 종식' 해법 논의

시리아 내전을 종식시킬 정치적 해법을 찾는 논의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시리아 내전에 관여한 러시아·미국·터키·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들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치적 해법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물밑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회담하는 등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전화통화를 하며 23일 열릴 회담 준비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 회담에는 사우디와 터키 외무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개시한 시리아 공습을 전후로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사우디 등과 접촉면을 늘리는 등 정치적 해법 논의를 주도했다. 앞서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지난달 28일 러시아·미국·이란·사우디·터키·이집트 등 6개국이 10월 중 시리아 평화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그다노프 차관의 제안에서 이집트와 이란은 23일 열리는 회담에 초청되지 않았지만 이란은 러시아와 입장이 다르지 않고 이집트는 시리아 내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아 사실상 같은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사전준비는 푸틴 대통령이 전날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모스크바로 부르면서 정점을 찍었다. 지난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뒤 알아사드 대통령이 해외로 나가 다른 국가 정상과 공식적으로 대책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두 정상의 모두발언에서 푸틴 대통령은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시리아의 정치적 해법 도출에는 모든 정치세력과 민족·종파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지난달 군사적 개입에 이어 이번 회담을 주선하며 중동 분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담이 지난 3주간 시리아에 가했던 공습에 영향력을 싣고 러시아의 외교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보여주기식 노력이라는 것이다.

3주간 시리아 공습을 단행했던 러시아는 공습목표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라고 주장하지만 서방 측은 IS 격퇴를 구실 삼아 실제로는 알아사드 정권과 싸우는 시리아 반군 기지를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시리아 내전사태 해결을 위한 회담에는 참여하기로 했지만 러시아가 알아사드 대통령과의 만남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강하게 비난했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은 "자국민에게 생화학무기를 사용하는 알아사드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러시아는 레드카펫을 깔았다"며 "이는 시리아의 정치적 체제 전환이 목표라고 했던 러시아의 입장과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알아사드 방문을 공개한 직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도 시리아 문제로 통화했다고 터키 언론들이 보도했다. 두 정상은 다음달 15~16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세부사항을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23일 빈 회의에서 알아사드의 거취를 포함한 과도정부 구성 방안이 논의되면 추가 협의를 거쳐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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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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