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수요 산책] '상생·공영' 스마트시티를 꿈꾸며

디지털 기반 교통난·범죄 예방… 기술로 주목 받는 스마트시티

노규성 선문대 경영학부 교수

스마트시티를 위한 과학기술 연구가 싹을 틔우고 있다. 미국의 페가수스글로벌홀딩스사(PGH)가 2억달러를 들여 50㎢ 규모의 무인도시를 뉴멕시코주에 세운다고 발표한 것이 계기다. 이 도시는 재생에너지 연구부터 인공지능 교통 시스템,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스마트그리드, 사이버보안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각종 과학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최첨단도시다. 제3의 도시혁명을 이끌 기술이 인류를 또 다른 문명의 장으로 인도할 것으로 보인다.

인류문명의 중심지가 된 도시의 인구는 200년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인구의 3%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 인구(약 72억명)의 45%인 33억명이 도시에 살고 있고 오는 2050년에는 75%까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도시는 인간의 거의 모든 삶을 규정짓는 공간이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2009년 신중세론(Neo-Medievalism)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도시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고 일본의 대표적 경제학자인 오마에 겐이치는 그의 저서 '앞으로의 세계무대(The Next Global Stage)'에서 미래 글로벌 경제의 주역으로 '지역국가'의 부상을 예견한 바 있다.

오늘날 도시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미국의 도시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는 "기존의 도시 경쟁요소가 자원, 교통망, 비용 및 생산성 등이었다면 창조경제 시대의 도시 경쟁요소는 인재, 자원, 능력을 신속히 동원할 수 있는 힘"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학자들은 시티노믹스를 설명하면서 풍부한 상상력, 문화, 환경 등 예전보다 다양한 측면에서의 경쟁력이 도시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국가경제는 도시가 이끌 것이지만 예전 방식의 개발이 아니라 다양성이 창의성을 발현시킬 수 있어야 창조경제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스마트시티는 인류문명을 한 단계 진화시키는 새로운 창조경제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일반적으로 스마트시티는 유비쿼터스(u) 시티 개념으로부터 이어져온다. 이에 따라 디지털 기반의 기술적·경제적 개념으로 이해되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기술이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의된다면 스마트시티는 기술을 활용해 황폐해진 도시인을 치유하고 자원을 공유하게 하며 이를 통해 창조성을 발현하게 하는 신문명의 근거지다.

오늘날 대다수 도시는 교통난, 환경오염, 범죄, 주택 문제, 일자리 등으로 중병을 앓고 있다. 그래서 모든 도시는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결국 도시 문제를 해결해 시민이 행복한 미래도시 생태계를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도시정책의 융합적 결과물이 스마트시티인 것이다.

여기에는 공생의 철학이 뒷받침돼야 한다. 시민이 중심이자 시민과 소통하면서 시민이 리드하는 정치 시스템, 모든 시민이 공생하는 경제구조, 수익자부담 원리를 넘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바탕으로 한 비용부담 구조, 자연과 환경, 그리고 시민이 공존하는 환경친화적 도시 구조, 편의시설과 문화를 맘껏 공유하는 시스템 등 결국 모든 시민이 행복할 수 있는 생태적 구조의 철학이 구현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기술과 정책이 융합돼 실현될 스마트도시는 인문학적 가치와 철학을 기초로 건설될 때 비로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이상적 미래도시로 완성될 것이다.

노규성 선문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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