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2015 중소기업경영대상] 소리 없이 혁신 주도… 중소기업, ㈜대한민국 주인공으로

전후방 산업변화 대처 위해 기술·설비확충에 투자 집중

자연의 생태계가 수많은 먹이사슬로 얽혀 하나의 유기체처럼 성장하듯이 산업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원료와 소재, 부품과 모듈에서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동안 수많은 기업들이 가치사슬로 엮여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마켓이 비단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만이 아닌 가치사슬 뒤에 가려진 대한민국의 수많은 중소기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소리 없이 혁신을 주도해온 이들의 피와 땀이 없이는 오늘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도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생존전략 역시 다를 바 없다. 포식자보다 한발 앞서 움직일 때 치열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듯이 전후방 산업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기업만이 생존을 넘어 성장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워터젯과 플라즈마 절단기를 이용해 스테인리스 스틸을 재단하는 광천에스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워터젯 사업부를 신설한 2007년부터 설비 대형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워터젯 자체가 생소하고 기존 설비만으로도 수요를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하지만 국내 최대 사이즈의 워터젯 설비를 새로 도입하기에 이른다. 반도체 웨이퍼와 평판유리의 대형화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설비 확충 후 머지않아 광천에스티를 찾는 고객사는 줄을 잇기 시작했다. 장비가 대형화될수록 경쟁업체에서는 처리할 수 없는 사이즈의 일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고객사보다 한발 앞서 변화될 시장 환경을 예측하고 대비한 노력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후방산업인 제철소에서 공급받는 철판 역시 기존보다 사이즈가 대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천에스티는 선제 투자 덕분에 더 커진 스테인리스 원판도 추가 투자 없이 처리할 수 있다. 이는 그만큼의 원가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한 것과 다름없다.

메탈 인쇄회로기판(PCB)을 제조하는 에스씨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전방산업인 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방열문제로 고심하던 시절 이 회사는 기존 플라스틱 재질과는 성질이 전혀 다른 메탈 PCB에 주목했다. LED칩에서 발생하는 고열을 해결할 최적의 대안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기술도 생산설비도 전무했지만 전방산업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에스씨전자는 점차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이 회사는 3개의 공장을 매입·확장하면서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안광석 서울경제비즈니스 기자

busine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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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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