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장마당 380개… 북한, 돈에 충성하는 사회로 변화"

국정원 국감서 드러난 북한 동향

이병호 국정원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물질주의가 가속화하고 휴대폰 사용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회통제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들이 밝혔다.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과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간사는 20일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지금 돈에 충성하는 사회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신 의원에 따르면 북한 전역에 장마당(비공식 시장)이 380개나 되고 휴대폰 사용자는 370만명으로 추산된다. 외국에서 일하거나 일하고 돌아온 북한 근로자는 누적 22만명이나 돼 국가의 철저한 통제망에도 틈이 벌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외국물을 먹고 왔으니 북한 생활과 외국 생활을 비교하게 될 것"이라면서 "빨치산 성녀도 해외에서 6개월만 살면 김정은을 욕하게 되고 이런 현상은 통제가 어려워지는 사회로 가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몹시 가혹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 측은 "이들은 새벽5시부터 하루 평균 12~13시간에 이르는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중동에서는 기온이 섭씨 50도가 넘으면 외부 노동이 금지되지만 북한 업체들은 이를 지키지 않아 안전사고나 일사병 등으로 노동자가 사망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당 창건 행사 등을 위한 각종 상납금 강요가 심해져 임금이 체불되고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북한 휴대폰 사용자 중 남한 제품을 쓰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 의원은 "한국 측이 카카오톡까지 해킹하기 때문에 한국 휴대폰을 쓰면 안 된다는 지시가 내려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정보위 여야 간사는 북한의 공식 환율과 암시장 환율도 공개했다. 북한의 공식 환율은 1달러당 106원인데 장마당에서는 7,950원으로 무려 70배가 넘는다. 그만큼 달러가 귀한 반면 음성적으로 달러를 구하려는 수요는 높다는 뜻으로 이는 비공식적인 무역업이 성행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는 해석이다.

북한은 불법적인 외화벌이에도 몰두하고 있다고 국정원 측은 설명했다.

대표적인 불법 외화벌이 방법은 도박 사이트로 북한은 한국인이나 조선족 등과 공모해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개설·운영하거나 도박 사이트 승부조작을 통해 부당이익을 편취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이 개입된 한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40억원 규모의 수익을 올렸다. 아울러 국내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확보해 현금화하는 방법도 이용한다.

이 의원은 해외 주재 북한 관리가 지난해 18명, 올해 20명 귀순해왔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엘리트 탈북자들은 대북방송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 김경희 노동당 비서는 평양에 칩거 중이나 건강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준비가 아직 덜됐고 핵탄두 소형화 기술도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국정원 측은 밝혔다. /전경석기자 kada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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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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