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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이 시작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분양권 전매 상담이 이뤄지고 있을 정도 입니다"
최근 기자가 찾은 제주 아라동 일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이곳에서는 곧 '꿈에 그린'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분양 전에 이른바 떴다방들의 분양권 매매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분양 이후 당첨자가 발표되면 순식간에 3,000만~6,000만원 웃돈이 붙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분양이 시작되지 않았는 데 떴다방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주택시장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 가격이 올 들어 30% 이상 상승하는가 하면 신규 분양 단지의 경우 수 천 만원의 웃돈이 불어 거래되는 등 과열을 우려할 정도까지 이르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2억 1,093만원) 제주의 평균 아파트 가격이 처음으로 2억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평균 아파트값은 2억 1,544만원으로 1월(1억 6,260만원)에 비해 32.4%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은 2억 5,696만원에서 2억 7,735만원으로 7.9% 상승한데 그친 것과 비교했을 때 4배 가량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상승세는 제주 중심가의 아파트에서 더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 2차 전용면적 119.3㎡(6층)의 경우 지난 6월 6억 3,000만원에서 한 달 만에 2,000만원이 올랐다. 올 3분기 아파트 시장 결산 자료를 보면 제주 서귀포시 아파트 값이 3.20%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서울 등 수도권 상승률을 능가하는 수치다.
이 같은 과열 현상은 외지인으로부터 촉발됐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실수요 위주인 도민들과 달리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매하는 이주민들이 가격을 끌어 올렸다는 것.
신제주 K 공인 관계자는 "이주민들 중 직접 제주도에서 살기 위해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투자를 위해 제주 중심가 아파트를 구입해 임대를 하다 1년 뒤 1억원 이상 차익을 챙겨서 파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근 제주도의 부동산 과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인 택지 조성과 주택공급 정책을 다듬어서 내놓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주=권경원기자 naher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