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김한길, 더민주 탈당…"패권정치 속 패배 기다릴 수 없어"

더민주 9번째 탈당…새정치연합 공동창업주 모두 당 떠나

"변화 거부하는 기득권 힘 앞에 무력함 실감" 주류 겨냥

김한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BR><BR>김한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한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탈당했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 전 대표 탈당으로 더민주의 분당 사태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당을 떠난다. 새해를 여는 즈음에 새 희망을 향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라며 “반민주·반민생·반역사의 정신을 고집하는 박근혜·새누리당 정권, 보수의 탈을 쓴 수구세력에게 기필코 승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계파 이익에 집착하는 패권정치의 틀에 주저앉아 뻔한 패배를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며 “승리하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고 당내 주류 세력을 비판했다. 그는 “어렵사리 모셔 온 안철수 의원을 패권정치는 급기야 밖으로 몰아내고야 말았다”며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의 무서운 힘 앞에 저의 무력함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에서 싸우다 기운을 다 소진해버리는 그런 정치 말고, 오만과 독선과 증오와 기교로 버티는 그런 정치 말고, ‘아무리 못해도 제1당은 된다’며 기득권에 안주하는 그런 정치 말고, 패권에 굴종하지 않으면 척결 대상으로 찍히는 그런 정치 말고, 계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그런 정치 말고, 비리와 갑질과 막말로 얼룩진 그런 정치 말고, 그래서 국민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정치 말고”라며 “이제는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치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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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표는 향후 행보에 대해 “백지 위에 새로운 정치 지도를 그려내야 한다”며 “수명이 다한 양당 정치에 적대적 공생관계를 허물어내야 한다. 묵은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우리 정치에 새 장을 열어가는데 진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의 선택이 고뇌가 깊어가는 동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이냐는 질문에 “의논해 보겠다”고 했다. 그는 탈당 전 안 의원과 상의했냐는 질문에 “안 의원과 가끔 통화했다”고 했지만 “탈당에 관해서 얘기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향후 구상에 대해서는 “오후부터 생각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당내 추가 탈당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다른 분들과 탈당하자고 협의한 적은 없다. 당적에 관한 부분은 각 의원들의 고독한 결단에 따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김 전 대표의 탈당으로 더민주의 탈당 의원은 총 9명이 됐다. 더민주 의석은 안 의원 탈당 전 127석에서 118석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더민주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창업주인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가 모두 당을 떠나면서, 당내 비주류들의 연쇄 탈당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대표의 탈당에 이어 측근인 주승용 의원을 비롯, 구 민주계 전직 의원 40여명도 곧 탈당할 전망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 또한 선거구 획정안이 직권상정되는 8일 이후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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