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변호사 2만명 시대… 로펌 취업 '하늘의 별따기'

경기불황으로 법조시장 한파 속 年최대 2,100명 증가 '공급 과잉'

1명 모집에 100명이상 지원하기도

빚내서 개인 사무실 개업까지 급증


매년 신규 변호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로펌 취업경쟁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수십대 일을 기본이고 수백대일까지 치솟기도 한다. 변호사 수는 매년 2,000명 가까이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이를 수용할 로펌들은 경기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탓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A로펌이 신임 변호사 1명을 채용하기 위해 공고를 내자 무려 104명이 지원서를 냈다. 비슷한 시기에 변호사를 뽑은 B로펌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3명 선발에 변호사 시험·사법시험 합격자 등 182명이 몰렸다.

로펌 등에 대한 취업이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이유는 경기불황으로 법조시장에도 한파가 불고 있는 가운데 2012년 이후 변호사 수는 한해 최대 2,100명까지 느는 등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 수는 2005년부터 2011년 사이 한해 평균 819명이 늘었으나 2012년부터는 매년 1,900~2,100명까지 증가해 지난해 말로 총 2만 명을 넘게 됐다. 지난 2008년 1만 명 돌파 이후 7년 만에 변호사 '2만 명 시대'가 열렸으나 극심한 취업난에 빛이 바랜 셈이다.

한 로펌의 대표 변호사는 "해마다 변호사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장 먼저 생긴 부작용은 일자리 품귀 현상"이라며 "변호사 시험이 끝나는 매년 4월 무렵에는 신규 변호사들이 쏟아져 나와 로펌 등의 취업경쟁률이 수백대 일까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과거와 달리 법조시장 내 경기도 그리 좋지 않아 신규 채용자 수를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와관련, "로펌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일반 회사 법무팀이나 연구소 등으로 눈을 돌리는 변호사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증권·금융업계의 한 연구소에서 시행한 변호사 채용도 경쟁률이 4대1에 달하고, 한 대기업 계열사에서 시행한 대리급 변호사 채용에는 1명 모집에 17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오랜 법원·검찰 등 경력 없이 사무실을 내는 건 꿈도 꾸지 못했지만 요즘은 취직자체가 안되자 아예 빚을 내 사무실을 내는 사례도 왕왕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작년 12월 13일 기준 변호사 사무실 개업자 수는 1만7,357명으로 2010년(1만976)보다 58.14%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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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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