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한국, 미래 마스터플랜 필요하다

안종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국제미래학회 학술위원장


2012년 1월 글로벌 기업 코닥이 파산했다. 2013년 9월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13년간이나 1위로 군림했던 노키아가 매각됐다. 미국 최대 통신기업 AT&T는 휴대폰 시장의 미래에 대한 예측 잘못으로 그 명성을 잃었다. 조선은 세계적인 흐름을 읽지 못하고 쇄국정치로 옛것을 고집하다가 뒤늦게 개방의 길로 나갔으나 결국 나라가 망했다. 이처럼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철옹성 같았던 기업도 국가도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정보화를 거치면서 미래 변화 예측을 통해 장단기 대응 계획을 세우고 이를 성공적으로 실천에 옮기면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발전을 이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코닥이나 노키아처럼 산업화와 디지털화의 성공에 안주하며 미래 변화에 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계획과 실천이 부실해지고 있다.

세계는 이미 산업사회와 정보화 사회를 넘어 창의와 상상력이 힘의 원천인 스마트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창조경제'라는 기치 아래 창의와 상상력을 스마트 기술로 누구나 쉽게 구현하고 부처 간의 칸막이를 없애 기존산업을 스마트 융합 산업으로 재창조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과 국가적 어젠다 세팅 실패, 구체적 실천 방안 미비로 추진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국민 다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스마트 사회로의 진입 욕구가 분출하고 있지만 이를 산업과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면서 중국을 스마트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국가적인 비전과 어젠다 공유, 체계적인 계획과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빠른 속도로 대한민국을 따라 잡았고 이제 일부는 추월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은 중국 업체가 세계 시장에서 3~5위를 차지하고 있고 스마트 TV와 가전 시장에서도 한국을 무섭게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자율주행 자동차를 비롯한 스마트 자동차 개발은 중국이 이미 일반도로 주행에 성공했고 인공지능을 탑재할 정도로 한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경제 패러다임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과거 산업화와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성공 모델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마트화된 사회 인프라를 활용해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 산업 분야가 고도화된 융복합화를 꾀하고 벤처 창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과학기술의 다양한 영역이 서로 연계되고 인문·사회, 문화·예술, 교육·윤리와 총괄적인 상호 연계 정책을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 사회와 초연결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장기적인 국가 미래 마스터플랜이 구축돼야 한다.

구소련 붕괴를 예측했던 미래학자 피터 슈워츠는 "준비하지 않는 국가·기업·개인에게 미래란 없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고 성공은 실천하는 자의 것"이라고 했다. 우리도 장기 국가 미래 마스터플랜 아래 구체적인 로드맵 실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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