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4분기 실적 부진·기관 매도까지 덮쳐… 당분간 변동성 커질 것"

중국발 쇼크에 코스피 휘청 전문가 긴급진단

外人 21일째 팔자 이어 기관도 3일 연속 순매도

상장사 영업익 컨센서스 한달전보다 1% 떨어져

중소형·경기방어주 위주 포트폴리오 구성 바람직


상하이종합지수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가 대폭 하락하면서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국내 증시도 크게 휘청였다. 증권가는 중국 증시로 인한 영향뿐 아니라 4·4분기 실적 부진과 기관의 매도세 등 국내 악재들도 산적해 있어 당분간 하락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변동성이 커진 시장의 추이를 살피면서 현금 비중을 높이거나 중소형주 또는 경기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날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는 중국 증시의 폭락으로 크게 위축됐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주주 지분매각 등 중국 내 문제가 있는 상황에 성장률 둔화라는 부정적 뉴스까지 나오면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폭락했다"고 말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전에 발표된 중국 차이신(중소기업) PMI 제조업 지표가 10개월째 예상치를 밑도는 등 제조업 지표의 지속적인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쇼크의 부정적인 영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심리가 회복돼야 증시 하락세가 멈출 텐데 현재로서는 반등을 예측하기 이르다"며 "특히 중국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업종과 관련된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현 상태에서 구조조정을 하면 산업 자체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할 수 없고 결국 구조조정을 하지 못해 현재의 좋지 않은 상태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의 반등을 예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변 센터장은 "앞으로도 중국 증시 하락의 영향으로부터 국내 증시가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신흥국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지표들이 좋지 않게 나온다면 신흥국 시장의 회복 시기나 강도 등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고 결국 국내 증시도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외국인의 매도세도 부담이다. 외국인이 2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는 데다 기관도 사흘 연속 순매도하며 매도 행렬에 가세한 상태다. 이날 외국인은 1,572억원, 기관은 3,455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배당을 노리고 매수에 나섰던 기관이 지난해 12월28일 주주명부가 폐쇄된 후 매도세로 돌아섰다"며 "지난달 순매수 금액이 1조5,000억원 이상인데 현재까지 순매도 금액은 1조원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순매도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우울한 실적 전망도 문제다. 다음주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센터장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대기업 등 상장사의 지난해 4·3분기 실적이 안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은 6조6,694억원에 머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79% 감소한 수치다.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206개 상장사의 4·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한 달 전 대비 1.01% 줄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중국발 쇼크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증시로 인한 공포 분위기는 단기에 끝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의지를 가지고 있는 데다 상반기 중으로 광공업 생산 등 어느 정도 반등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장세에서는 중·소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신흥국 등 시장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주식 투자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면서도 "만약 주식 투자를 한다면 중소형주 위주의 단기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변 센터장도 "글로벌 경제 기반이 좋지 않기 때문에 피해를 덜 볼 수 있는 종목으로 방어해야 한다"며 "글로벌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위주의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노현섭·김연하·김창영기자 yeon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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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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