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 새누리당의 총선 압승과 장기집권 시나리오

대부분 여론조사 여당 승리 예상… 日처럼 1.5당 체제로 갈 수도

與 압승기반 개헌추진 가능성 커… 친박·비박 갈등격화, 與 분열 전망도



올해 최대 정치 이벤트는 4·13총선이다.

총선 결과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뀐다. 여든 야든 마찬가지다. 내년 12월 대선의 밑그림도 그릴 수 있다.

벌써부터 새누리당의 압승이 점쳐진다.

새해 맞이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한다. 서울경제신문-한국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마찬가지다. 응답자의 60.6%가 여당이 이길 것으로 봤다. 야당이 이긴다는 응답은 8.4%에 그쳤다.

한데 뭉쳐도 믿음을 주지 못하는 판에 이제는 사분오열 나뉘기까지 하는 야당에 믿음이 안 가는 것은 당연하다.

여당의 압승은 자연스럽게 새누리당의 장기 집권 구상으로 연결된다. 이렇게 여당이 막강하고 야당이 지리멸렬하면 일본 자민당처럼 새누리당이 장기 집권 하는 것 아니냐는 추론이다. 그런 일본의 정치 체제를 1.5당 체제라고 부른다. 여야 1대1이 아니고 여당이 1.0이면 야당은 0.5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그런 체제에서 여당은 만년 여당, 야당은 만년 야당이 된다.

이를 위해 개헌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의도 주변을 중심으로 한참 회자되던 얘기다. 새누리당이 총선 압승을 기반으로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시나리오다. 의원내각제에서는 원내 다수당이 집권한다. 힘이 모자라면 제3당과의 연정으로 집권을 연장할 수 있다. 건곤일척의 한 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대통령제보다 집권의 가능성·연속성이 훨씬 높아진다.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추진하면서 신당 목표로 개헌저지선(101석) 확보를 강조하는 것 역시 이 같은 여의도 주변의 시나리오가 배경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시나리오가 그런대로 맞아 들어가는 듯 보인다. 특히 야당의 분열로 새누리당 압승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변수가 있다. 여당 압승을 위해 새누리당은 뭉쳐 있고 야당은 분열돼야 한다. 그런데 새누리당에서도 공천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공천과 관련해 친박(친박근혜계) 쪽은 가급적 물갈이를 통해 비박계 의원들을 쫓아내고 진박 인사를 심고 싶어 한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의 주도권을 비박이 잡았다면 이번 총선과 공천 과정을 통해 친박이 탈환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반면 비박 쪽은 또다시 '공천 학살'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 속에 공천 룰 결정 과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공천에 아주 예민하다. 본인이 두 번씩이나 공천 학살을 당했다. 한 번은 친박 핵심이라고 비박(친이계) 쪽으로부터 당했고 또 한 번은 세종시 문제 등으로 친박과 멀어졌다고 친박 쪽으로부터 당했다. 그래서 완전 상향식 공천제(오픈 프라이머리)를 들고 나왔는데 이마저도 사실상 무산될 지경이다. 이에 따라 '진박 전략 공천'이 심화하면서 친박·비박 공천 갈등이 격화될 경우 김 대표가 무엇인가 '결단'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김 대표의 측근 사이에서는 "아직 한 방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박 쪽에서 새누리당을 깨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 비박이 장악하고 있는 새누리당 당권 '탈환 작전'에 실패하면 아예 당을 나와 친박 신당을 창당하면서 총체적인 여권 재편을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이 같은 여당 분열론은 안철수 신당의 등장으로 더욱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되고 있다. 여당이 나뉘어도 여권 2개 야권 2개 등 4당 체제가 되는 만큼 친박계는 대구·경북(TK)지역을 기반으로 해 원내 제1당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 후 개헌 찬성파들과 연대하면서 개헌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아직 이 같은 여당 분열보다는 일본 자민당처럼 당내 파벌 투쟁 형식으로 전개되리라 보는 관측이 많다.

여하튼 올 총선이 끝나면 개헌 문제가 본격적으로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든 야든 최종 목적은 달라도 개헌에 대한 공감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안의식 정치부장 miracl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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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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