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두유바이크]<13>'지름신 주의!' 일본의 모터사이클 용품점

일본에선 멋진 바이크를 자주 만났습니다.<BR><BR>일본에선 멋진 바이크를 자주 만났습니다.





출장이든 여행이든, 일본을 방문하는 라이더라면 아는 분 많으실 겁니다. 일본엔 조금 과장해서 이마트 만한 규모의 모터사이클&액세서리 숍이 곳곳에 있다는 사실을요. 상상만 하기엔 너무 아쉽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보았습니다!

지난 가을, 득템의 꿈을 안고 일본 후쿠오카의 냅스(NAPS)를 찾아갔습니다. 모터사이클&용품점인데 무려 프랜차이즈입니다. 일본 전역에 16개 매장이 있죠. 이런 모터사이클 프랜차이즈로 ‘니린칸(이륜관)’과 냅스가 가장 유명하지만, 여행 동선을 고려해 냅스를 찾아갔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후쿠오카의 경우 니린칸보다는 냅스가 더 크고 구경하기도 좋다네요.

친절한 구글지도<BR><BR>친절한 구글지도



구글 지도에서 찍어보니 니시테츠 다카미야 역에서 걸어서 20분 정도라고 가르쳐줍니다. 실제로는 그보다는 좀 더 오래 걸렸지만, 일본의 조용한 주택가도 구경하며 찾아갔습니다.

드디어 냅스의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제가 좋아하는 KTM 모타드 바이크를 탄 분이 저를 맞아주네요(?!).

매장을 통째로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습니다.<BR><BR>매장을 통째로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습니다.



일단 내부를 훑어봅니다. 이마트 크기는 조금 과장이지만(다른 지점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마트 한 층 정도 넓이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모터사이클 수요가 많단 얘기겠죠.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광활(?)한 매장의 아주 일부분입니다<BR><BR>광활(?)한 매장의 아주 일부분입니다



탈의실, 화장실에 휴식 공간도 있습니다.

친근한 ‘토이레’ 사인<BR><BR>친근한 ‘토이레’ 사인



무엇보다 여성 전용 코너가 있습니다!!

여성 라이더 환영 <BR><BR>여성 라이더 환영



여기서 저는 득템에 성공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인터넷 직구 아니면 구하기 힘든 베이츠의 재킷입니다. 아이보리에 진분홍색이 섞여 매우 여성스럽네요. 면세가에 20% 할인해서 2만850엔(20만2,000원 정도)입니다. 영어를 하는 직원도 있고, 참 친절합니다.

득 to the 템! <BR><BR>득 to the 템!



득템에 느긋해진 저는 본격적으로 매장을 둘러봅니다.

사실 아래 바이크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사진을 찍어 남긴 건데, 이제야 보니 당최 낯선 로고가 찍혀 있네요. 다행히 뒤의 제원표에 모델명이 있었습니다.

바로 스웨덴 제조사 ‘허스크바나’의 엔듀로 바이크였습니다. 엔듀로 바이크뿐만 아니라 잔디깎는 기계, 트랙터, 전기톱 등 터프한 기계류를 주로 만드는 회사라네요. 아시아에선 정말 보기 드문 메이커이자 기종일 텐데요.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더 많은 기종이 소개돼 있지만 어차피 직구도 어렵지 말입니다. 그림의 떡이라도 궁금하다면 클릭!

이 바이크의 정체는? 한참 찾았습니다. <BR><BR>이 바이크의 정체는? 한참 찾았습니다.



이렇게 바이크를 전시해놓고 파는가 하면, 부품류도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조그만 부품부터 풀시스템 머플러까지 다양한 부품을 판매할뿐만 아니라 오일&소모품 교체 등 경정비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BR><BR>조그만 부품부터 풀시스템 머플러까지 다양한 부품을 판매할뿐만 아니라 오일&소모품 교체 등 경정비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라이딩 기어도 당연히 많죠. 사진 나갑니다. 종류, 브랜드, 가격대 모두 다양합니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OGK의 카부토 헬멧<BR><BR>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OGK의 카부토 헬멧



드넓습니다 드넓어요. <BR><BR>드넓습니다 드넓어요.



아라이 헬멧의 경우 소비자의 머리&얼굴 형태에 맞춰주는 피팅 서비스도 가능하다네요. <BR><BR>아라이 헬멧의 경우 소비자의 머리&얼굴 형태에 맞춰주는 피팅 서비스도 가능하다네요.



다만 헬멧은 대부분 일본 브랜드였습니다. 아라이, 쇼에이는 물론이고 카부토, 담트락스 헬멧도 보입니다. 레플리카 타는 분들이라면 눈이 뒤집혔겠지만 클래식 헬멧 종류를 찾고 있던 저는 다행히 헬멧에 지갑을 열 일이 없었습니다.



대신 찬바람을 잘 막아줄 것 같은 심슨 장갑 하나를 샀습니다. 세금 제외 9,800엔, 9만4,000원 정도네요. 재킷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구하기 힘든 제품들에 특히 눈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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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머 심슨이 떠오르는 친근한 브랜드, 심슨<BR><BR>호머 심슨이 떠오르는 친근한 브랜드, 심슨



이것저것 시착도 해봅니다. 이 그리디 장갑은 딱 보기에 예쁘긴 했지만, 너클 보호기능이 없는 데다 욱일승천기가 연상돼 내려놨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8만원 정도입니다.

예쁘지만 찝찝한….<BR><BR>예쁘지만 찝찝한….



클래식 바이크엔 이런 가죽장갑도 잘 어울리지만 좀 올드해 보이기도 하네요.

전형적인 아메리칸, 클래식 바이크 스타일<BR><BR>전형적인 아메리칸, 클래식 바이크 스타일



알파인스타즈 장갑은 약 23만원, 여기서도 비싸네요.

근데 고어텍스에 비싼 값을 할 것 같이 생겼습니다. <BR><BR>근데 고어텍스에 비싼 값을 할 것 같이 생겼습니다.



매장을 잘 갖춰놨을 뿐만 아니라 마케팅도 열심입니다. 세일은 물론이고, 연초엔 ‘후쿠부쿠로’ 이벤트가 한창이네요. 일종의 ‘복주머니’에 랜덤으로 이런저런 제품을 넣어서 모두 동일한 가격에 파는 거죠. 예를 들어 다 똑같은 1만엔에 샀어도 저의 후쿠부쿠로에는 3만엔짜리 라이딩 부츠가 들어있…다면 좋겠죠?

바이크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한 후 일본에 가는 건 처음입니다. 그래서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헬멧 안 쓴 라이더는 안 보인다는 사실이라든가, 피치 못하게 인도를 지나가야 할 경우 바이크에서 내려서 얌전히 바이크를 끌고 가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 말이죠. 우리나라처럼 폭주하는 배달 오토바이가 없다 보니 모터사이클 문화도 좀 더 성숙해 보입니다.

일본인들이 애용하는 자전거와 함께 얌전히 주차된 바이크 <BR><BR>일본인들이 애용하는 자전거와 함께 얌전히 주차된 바이크



스쿠터도 F차도, 자전거 주차장에 나란히 <BR><BR>스쿠터도 F차도, 자전거 주차장에 나란히



그리고 일제 바이크는 정말 많은데 할리나 BMW 모토라드는 거의 눈에 띄지 않더군요. 다만 기종으로 따지면 참 다양합니다. 사진 나갑니다.

길가다 마주친 바이크샵에서 중고 매물로 내놓은 2012년식 CB1300. <BR><BR>길가다 마주친 바이크샵에서 중고 매물로 내놓은 2012년식 CB1300.



대만 브랜드 AEON의 상큼한 스쿠터가 슈퍼마켓 앞에 서 있었습니다. <BR><BR>대만 브랜드 AEON의 상큼한 스쿠터가 슈퍼마켓 앞에 서 있었습니다.



혼다 섀도우 <BR><BR>혼다 섀도우



상큼한 노란색 포르자 <BR><BR>상큼한 노란색 포르자



후쿠오카에 며칠 머무른 게 고작이지만, 여성 라이더도 한국보단 많이 보입니다.

야쿠르트 배달은 스쿠터가 제격  <BR><BR>야쿠르트 배달은 스쿠터가 제격



스쿠터를 타는 여성 라이더, 정말 일상적인 교통 수단으로 탄다는 느낌! <BR><BR>스쿠터를 타는 여성 라이더, 정말 일상적인 교통 수단으로 탄다는 느낌!



고속도로에서 바이크를 탈 수 있는 나라(사실 이게 불가능한 나라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합니다)긴 하지만, 정작 고속도로에서 바이크는 못 봤습니다. 평일이라 그랬겠죠?

일본은 1억2,000만명의 인구와 경제대국다운 소비력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이 큽니다. 일찌감치 경제 발전이 이뤄지면서 다양한 취향과 수요를 소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시장이 성장한 거죠. 우리나라 같으면 이런 걸 누가 사지? 싶은 ‘오덕스런’ 제품도 일본에선 팔립니다.

냅스를 둘러보면서 제일 부러웠던 것도 이 부분입니다. 일본인들은 굳이 어렵게 직구를 안 해도 되겠구나(물론 진성 바이크 덕후라면 그조차도 눈에 안 차겠습니다만...), 싶었던 거죠.

조만간 미국의 바이크 용품점도 한 번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이제 정말 날씨가 추워져서 바이크 타기 어려운 계절인데, 배터리 따로 잘 보관해 두셨나요? 용량 작은 배터리면 잘못하다 방전돼 버린다고 하니 꼭 떼어 두시길...2주 후에 다시 만나요!

각종 의견과 문의는 ginger@sed.co.kr로! <BR><BR>각종 의견과 문의는 ginger@sed.co.kr로!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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