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피스·상가·토지

서울역 앞 동부생명 땅에 싱가포르계 호텔 들어선다

"상반기 개발 착수" 막판 협상

부동산 펀드 활용 선매각 유력



동부생명이 보유한 서울역 앞 노른자위 땅인 동자동 2구역에 싱가포르계 유명 호텔 체인이 들어선다.

지난 5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동부생명은 올 상반기 안에 동자동 2구역의 호텔 부지 개발 착수를 목표로 싱가포르계 유명 호텔(레지던스급) 체인인 A사와 부지 매각 및 호텔 건립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A사는 동아시아 지역 국부 펀드의 부동산개발 자회사 소유의 호텔 체인으로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중국 베이징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 1만개 이상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동부생명이 당시 그룹 계열사였던 동부건설로부터 1,271억원에 사들인 후 사실상 방치돼온 동자동 2구역의 개발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자동 2구역은 동부생명이 해당 부지를 매입한 후 기존의 공동주택과 호텔에서 업무 시설, 호텔 및 문화·판매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정비계획이 변경됐지만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부동산 침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 등에 따른 관광객 감소 등 여러 악재가 잇따르면서 개발이 계속 지연됐다.

호텔 개발 방식은 동부생명이 부동산 펀드를 활용해 선매각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싱가포르계 호텔 A사가 짓는 호텔 자산을 일정한 조건에 다수의 투자자로 구성된 부동산 펀드에 미리 팔아 수익을 얻는 것이다. 동부생명은 부동산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동부생명은 향후 개발될 자산을 선매각해 수익을 얻는 것 외에 호텔 완공 이후 운영 수익도 투자 지분율만큼 나눠 받을 수 있다. 호텔 A사 입장에서는 호텔 개발 단계에 따라 부동산 펀드로부터 건설자금을 받을 수 있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미래에 호텔 매니지먼트 수수료도 받을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땅 소유자인 동부생명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 호텔이 지어지기 전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개발을 마친 후에도 수익을 가져갈 수 있어 매력적일 것"이라며 "투자자인 부동산 펀드와 국내 호텔 시장에 진출하는 A사 모두 윈윈하는 개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동부생명은 현재 허가 주무관청인 서울 용산구청에 동자동 2구역에 대한 건축심의 신청을 낸 상태이며 이달 안에 호텔 A사와 협상을 마무리 지은 후 상반기 중 사업시행인가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계 호텔 A사가 국내에 진출하기로 한 것은 서비스드 레지던스 호텔의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비스드 레지던스 호텔은 객실만 갖추고 있는 비즈니스 호텔과 달리 객실에서 직접 요리를 할 수 있어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일주일이나 한 달 단위로 장기 투숙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서울에 있는 서비스드 레지던스 호텔 객실은 1,500여실에 불과해 전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호텔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 호텔과 서비스드 레지던스 시장은 타깃으로 삼는 고객이 다르다"며 "현재 수요에 비해 모자란 공급을 영세 업체들이 메우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 파워와 운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들어온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우·고병기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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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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