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김대년 획정위원장 "선거구 공백 책임 통감" 전격 사퇴

"국회 합의 없이는 독자적 획정 불가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김대년 위원장이 ‘선거구 실종’ 사태 책임을 지고 8일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사퇴 성명서를 통해 “선거구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국회의장이 제시한 획정기준에 따라 선거구획정안 논의를 재개했으나, 이번에도 국회의 합의 없이는 독자적인 선거구획정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정치의 높은 벽만 절감한 채 위원들 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이에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여야 동수로 구성된 획정위원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고,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을 의결요건으로 하는 의사결정구조의 한계까지 더해져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이러한 결과를 내게 된 점에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제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차질 없이 관리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이라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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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회는 작금의 비상상황을 무겁게 인식하여 20대 국회의원선거가 국민의 참정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가운데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획정위원의 추천 방식과 구성비율, 의결정족수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이며 앞으로 제도개선을 통해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명실상부한 독립기구로서 그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사퇴에 따라 당분간 선거구획정위는 위원장 공백 상태에서 운영되게 됐다. 위원장 궐석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새로운 위원장 후보를 정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지명을 요청하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의결이 불가능한 구조에 따라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어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가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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