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아랍연맹 "이란이 사우디 자극"

"시위대, 사우디 공관 공격 비판"

긴급 외무장관회의 열고 규탄

시아파의 종주국 이란과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등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이 이란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랍연맹은 이집트 카이로 본부에서 '긴급 외무장관회의'를 열고 이란이 사우디를 자극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이날 발표된 성명에는 "이란 주재 사우디 공관을 공격한 행위와 이를 막는 데 실패한 이란 정부를 비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회의는 이란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 공격 사건 후 사우디의 요청으로 열렸다. 이 성명에는 이란과 연계된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큰 레바논을 제외한 모든 연맹 소속 회원국이 서명했다. 레바논 외교부는 헤즈볼라를 비난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에 성명서 서명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아랍연맹은 이번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할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데도 합의했다.

사우디와 이란의 최근 갈등은 사우디가 올 초 시아파 성직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를 테러 혐의로 처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사우디 대사관에 대한 시위대의 공격이 이어졌고 사우디는 지난 3일 이란과의 국교 단절을 선언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2월 총선을 앞두고 이란에서 개방에 우호적인 세력에 대한 탄압이 거세지는 등 강경파들의 체제 단속 시도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핵협상 타결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온건한 정책을 펼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강경 보수파를 자극하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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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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